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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떠나는

일본 식도락 여행


 

특색 있는 테마 여행을 콘셉트로 일본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만화강국답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곳을 들르는 사람들, 맛집 랭킹을 기준으로 전국을 누비는 여행객들 이렇게 일본 전역을 누비는 여행은 전국을 연결한 일본 철도(JR)가 있기에 가능하다. 필자도 일본 어학연수 당시 우연히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어 에키벤을 주제로 한 일본 여행을 시작했다. 간단하게 한끼를 때운다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일본의 특징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은 에키벤 그중에서도 특정 기차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 도시락을 소개한다. 


 

 

132년 역사를 가진 

우쓰노미야역 에키벤

에키벤은 에키우리벤토의 준말로, 풀이하면 기차역이나 기차 안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뜻한다. 일본 에키벤의 역사는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수도 도쿄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역에서 매실 장아찌를 넣고 주먹밥을 만들어 대나무 껍질에 싸서 판매한 것이 에키벤의 시초다. 이후 132년 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전국에 약 2,000여 종의 에키벤이 출시되고 있고, 지금은 한 해 600만 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에키벤을 단순히 기차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에키벤은 요기 거리의 개념을 넘어 각 지역의 특산물을 비롯한 지역 특유의 음식 문화, 그리고 그 지역만의 스토리가 더해져 해당 지역을 지나칠 때면 꼭 한번 경험해야 할 지역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전국의 에키벤을 소개하는 사이트는 물론, 시즌별 판매하는 한정판 도시락이 뉴스에도 소개될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우쓰노미야역

주소: 1-23 Kawamukocho, Utsunomiya, Tochigi Prefecture, Japan



 

 


베니시아카시역의

항아리 스시

JR을 타고 히메지를 출발해 해안 길을 달려 아카시니시아카시역에 도착했다. 아카시 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인 고베가 위치한 효고현 남부 아카시해협에 접해 있다. 바다와 인접해 해산물 요리가 매우 유명한 곳이다. 그중 이곳의 문어는 일본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특산품인데, 문어를 이용한 독특한 에키벤인 ‘항아리 스시’를 니시아카시역에서 만날 수 있다.


항아리 안에는 작은 문어 한 마리가 각종 채소와 어우러져 담겨있다. 아카시에서는 오래전부터 항아리를 이용해 문어를 잡고 있는데, 갓 잡은 문어를 이용한 도시락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항아리 모양의 도시락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항아리로 문어를 잡는 지역의 스토리가 더해져 그 맛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니시아카시역

주소: 7-20 Kokubo, Akashi, Hy?go Prefecture, Japan



 


오사카 덴노지역의 

새벽 에키벤

일본 긴키지방의 중심지 오사카. 이곳은 일본 내에서도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도시인만큼 놓칠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돼 있다. 에키벤 역시 다른 지역과 차별화돼 있는데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등 오사카 대표 음식은 물론 오사카만이 가진 독특한 조리법으로 만든 향토 음식이 주를 이룬다.


오사카 덴노지역에서 만난 에키벤 ‘새벽’. 평범해 보이는 사각 도시락 안에 두껍게 만 일본식 김밥 마키를 비롯해 오사카의 대표 스시인 하코 스시와 간장을 베이스로 한 채소 조림이 담겨져 있다. 초밥용 상자에 밥과 재료를 올리고 눌림 판으로 가볍게 누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하코 스시는 꽤 인상적인 형태와 맛으로 기억된다.



덴노지역

주소: 10-45 Tennoji, Osaka, Osaka Prefecture, Japan



 

 
 

아키타역 

대게 스시 에키벤

도호쿠 서부에 위치한 아키타. 깨끗하고 풍부한 물과 비옥한 평야로 이루어진 곡창지대로 일본 최대 쌀 생산지 중 하나다. 바다와 인접해 있는 도시답게 대게, 생선 등 해산물도 유명한데 맛있는 쌀밥과 어우러진 아키타 음식은 일본인이라면 한 번쯤 맛보고 싶은 한 끼 식사로 손꼽힌다.


아키타의 심장이자 교통 중심지인 아키타역에서 ‘대게 도시락’을 만났다. 질 좋은 아키타 쌀밥 위에 신선한 대게 살이 잔뜩 올라가 있다는 설명과 포장지에 그려진 대게가 입맛을 돋운다. 900엔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사이즈 또한 적당하다. 식초로 간이 된 맛있는 쌀밥 위에 달걀지단과 붉은빛의 대게 살이 밥을 덮고 있는데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실감난다. 도시락과 함께 제공된 간장으로 약간의 간을 하고 입안에 넣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다와 대게 향. 금방 만들었는지 대게 살의 식감 또한 일품이다.


아키타역

주소: 7 Chome-1-2 Nakadori, Akita, Akita Prefecture, Japan



 

 

 


도쿄역에서 유명한 

북해도 해산물 에키벤

일본의 수도이자 혼슈의 중심지 도쿄. 오랜 시간 일본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트렌드를 만드는 도시로 꼽힌다. 일본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도시답게 다양한 음식 문화가 뒤섞여 있는데 에키벤 역시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종류를 만날 수 있다.


도쿄역 안에 전국의 에키벤이 모여 있는 상점에서 만난 ‘북해도 해산물 도시락’. 일본 북해도에서 공수한 성게 알을 비롯해 각종 해산물로 가득한, 바다 내음 물씬 나는 도시락이다. 재미있는 건 북해도 도시락임에도 도쿄역 도시락으로 유명하다는 것. 일본 신칸센을 타고 전국으로 출장 다니는 비즈니스맨들이 온라인이나 SNS 등으로 도시락을 소개하면서 ‘도쿄역에서 한 번쯤 맛봐야 할 인기 에키벤’으로 유명세를 얻었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신선해 보이는 각종 해산물과 알찬 구성, 맛이 약간 짠 것을 제외하곤 특별했던 바다 도시락으로 기억된다.



도쿄역(東京驛)

주소: 1 Chome Marunouchi, Chiyoda, Tokyo, Japan





우리나라에서도 몇 해 전부터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끌며 도시락이 하나의 주요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아직은 일본과 같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만들어진 도시락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도 ‘내일로’와 같은 기차 여행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일본의 에키벤 문화를 벤치마킹한다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활로가 되지 않을까.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여행의 재미가 훨씬 커질 것이다.





Writer·Photographer 오상용 여행작가

무일푼으로 세상을 누비다 여행작가가 됐다. 취재한 여행 이야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강연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저서로는 <지금, 오키나와>, <지금, 방콕> 등이 있으며 아빠로서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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