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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터뷰]
공간에 인생을 그리고 사람을 세우다

역술가&풍수 건축가 박성준



사주명리와 궁합, 관상, 풍수를 아우르며, 각종 매체에서 사람과 공간의 기운을 현대적으로 간파해내는 역술가&풍수 건축가 박성준. 대중과 익숙한 일명 ‘스타 역술가’인 그는 얼마 전 영화 <궁합>에서 역술 자문가로 참여했다. 그를 지도 삼아 누구나 발복 가능한 에너지 가득한 집을 찾아 나섰다.


건축학도, 명리와 만나다


탄생은 서사시(Epic Story)의 서막이다. 저마다가 타고난 오행 (木, 火, 土, 金, 水)을 가지고 한 판 펼칠 모험의 첫 장이다. ‘으앙’ 울음을 터뜨린 순간, 주사위는 떨어지고 평생의 기승전결이 그 려진다. 헤쳐나갈 개인의 기질 또한 함께이다. 그것이 명(命)이 다. 태어났을 뿐인데 붙박인 미래라니 모질어서 막막하다. 그래 서 운(運)이 따라 붙는다. 매년, 매월, 매일, 시마다 다섯 기운이 바람처럼 넘나든다. 이리저리 자유로이 움직이며 의지대로 멋진 서사시, 그것이 운명이다. 역술가이자 풍수 건축가인 박성준이 매료된 세계이다.


“우연히 집에서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 그게 운명에 관한 책이었 어요. 돌아보면 집마다 한 권씩 있는 그런 책이요. 호기심에 읽다 가 ‘아, 이거 뭔가 있구나’ 생각이 들어서 공부하게 됐습니다. 한 참 빠져 있을 때는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 계속 책을 읽고 자료를 찾았어요. 20대 초중반부터 공부하며 주변 사람들을 상담하고 전공과도 접목시키게 됐죠.”

 
건축가 아버지 덕분에 익숙해진 T자와 설계도는 그를 자연스레 건축학과로 이끌었다. 그리고 마주한 화두가 사람이었다. 공간을 사유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을 어떻게 읽을지 늘 고민했다. 대개의 건축이 그렇지만, 특히 집(House)은 설계만 옮긴다고 만 들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뿌리 내린 공간에 반복된 우연과 사건 그리고 사람이 켜켜이 들어차야 비로소 완성됐다. 삶이 빚은 서 사의 장소는 그렇게 궁극의 집(Home)으로 자리했다. 안팎으로 관계를 맺느라 멈춰 있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 중요했다.


“사람을 읽는 툴로써 명리학이 좋아요. 생년월일시를 나타내는 네 개의 기둥 사주(四柱)와 그 네 개의 기둥을 이루는 8개의 글자 팔자(八字)로 사람의 천성을 알아봅니다. 8개의 글자는 각각 음양 오행(陰陽五行) 요소로 이뤄졌는데 그로써 운명과 이치를 살펴볼 수 있죠.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쏠리지 않고 중화되는 상태로 이 끌고 균형 깨진 오행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사람이 중심이 된 사유


우리 일상 곳곳에 공기처럼 음양오행이 드나든다. 그 맥락에서 관상과 궁합, 풍수가 이야기된다. 이들은 모두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이 축적한 오랜 지혜다. 세상 기준에 휘둘려서 황폐해 지지 않고 주체적인 일상을 꾸리기에 적합한 도구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아도 통찰력으로 놀라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박성준이 몰입하고 골몰하는 지점이다.


“일반 사람들이 사주를 미신이라고도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태극이 음양을 나타내고 사궤가 주역 의 팔궤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음양오행을 눈에 보 이지 않는다고 무시하거나 비논리라고 말할 순 없어요. 풍수도 그렇습니다.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풍 수가 적용된 사례가 많아요.”


그는 모르고 지날 뿐 없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당연하게도 하찮을 수 없다고도 덧붙인다. 사람이 중심에 선 사유이기 때 문이다. 자신 또한 숫자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명리학을 오 롯이 마주해 제게 꼭 맞는 삶을 만났다. 천성대로 살게 돼서 편 안해졌다.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천성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됐 다. 운명을 알고 흐르되 사람과 더불어 지내려 끊임없이 노력했 다. 행복이나 행운이 하늘도 땅도 아닌 자기 자신을 포함한 사 람에게서 온다고 믿어서다.


“흔히들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든 기준을 자신의 행복 잣대라고 혼동해요. 유행에 쏠리고 편중되기 쉽죠. 아파트도 그래요. 그 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공간에서 남 보기에 좋은 행복을 좇는 게 이상하잖아요. 사람은 저마다 다 른데 말이죠. 자신이든 타인이든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는 행복 은 각자의 천성과 성향에 귀를 기울여 찾아야 가능해져요. 풍 수인테리어는 그 과정을 돕는, 공간이 사람을 도와주도록 만드 는 운테크(運Tech)입니다.”



 


결국은 사람답게 사는 비법


박성준이 생각하는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크게 4가 지다. 사주 명리에 의한 성향, 관상, 만나는 사람에 따라 인생 변화를 살펴보는 궁합, 어디에 사는지, 어디서 일하는지에 따 른 풍수다. 이들 중 사주나 관상은 받아들일 뿐 바꿀 순 없다. 그 래서 숙명이라 부른다. 하지만 풍수나 궁합은 다르다. 누구를 어떻게 만나고 어떤 곳에서 지낼지는 각자 선택할 수 있다. 바 로 ‘운’의 영역이다. 박성준은 통제할 수 있고 변화 가능한 부분 에 힘을 쏟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걸 담아 낸 책이 <풍수 라이프>다.


“북서풍의 모진 바람은 피하고 앞에 물을 담아 두어 농사 짓기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게 풍수였어요. 거기에 산세, 수세, 지세 를 봤지요. 현대엔 도로를 물로 보고 건물을 산으로 보며 자리 를 가늠합니다. 재정적 이유로 주어진 건물, 아파트나 오피스 텔, 주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 인테리어를 염두에 둡니다. 그때 공간에 머물 사람의 천성에 맞춰 구체적으로 어떤 자재를 쓸지 어떤 컬러를 사용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디자인은 안정적인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사람이 들어서서 삶을 꾸리도록 지지하는 장소다. 그래서 모든 디자인 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효율성이든 뭐 든 이유 없는 꾸밈은 올바른 방향일 수 없다. 무심코 머무는 공 간이라도 머무는 사람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주게 마련이고, 공간 에너지는 행복과 슬픔, 불안, 안정 등 온갖 감정을 좌지우 지하므로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법. 그 맥락에서 풍수 인테리어 는 건축 요소와 어우러져 사람을 품는다.


“특정 디자인이 눈에 띄게 들어오거나 의식되는, 유혹적인 공 간은 집으로 쓰기에 적당치 않아요. 한쪽 벽면을 포인트 컬러 로 꾸미는 것, 붙박이장이나 중압감이 큰 침실을 지양하는 게 좋죠. 되도록 변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구성원의 생애주기 에 맞는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재화라는 느 낌의 인테리어보다 구성원의 천성,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죠.”




역술가로 20여 년, 풍수 건축가로 10여 년을 살았다. 그간 인생 을 방해하는 환경 요인을 하나 둘 없애며 길한 운을 갈무리했다. 버리고 비우고 정리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조잡하거나 난 잡하지 않고 정화된 격이 있는 공간’에서 오행을 따라 흘렀다. 그런 박성준이 디자인하는 공간은 그래서 운명을 바꾸는 에너 지를 담는다. 누구라도 살아 숨 쉬는 그릇, 그곳에서 저마다의 운명이 바뀐다. 자신의 성향을 보듬은 공간이 반응해 만든 인생 은 꽤 살 만하다. 사람이 중심이라 아름다움은 덤이다. 역술가 이자 풍수 건축가 박성준이 풍수 라이프를 고집하는 이유다.




Writer 우승연
Photographer 안용길 도트스튜디오
Place BOE 02-517-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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