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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문교육]
우리 아이 인간관계를 풍성하게,

배려하는 습관을 선물해주려면?



소금 하나로도 음식의 맛은 180° 바뀐다. 사람의 배려심이란 꼭 소금과도 같다. 소금처럼 인생의 군데군데에서 관계의 풍미와 온기를 더하는 배려. 우리아이에게 이 선물과도 같은 배려심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힘, 배려


어느 일요일 아침, 아이들을 위해 처음으로 까르보나라를 만들었다. 베이컨과 양파, 파프리카를 달궈진 프라이팬에 쓱쓱 볶는다. 휘핑크림과 우유를 1:1의 비율로 넣고 야채와 함께 끓인다. 미리 삶아 놓은 스파게티 면을 소스에 넣고 살짝 끓여 준 다음, 계란 노른자를 하나 떨어뜨린다. ‘자 이제 잘 저어주면 맛있는 스파게티가 되겠지?’.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맛을 보았다. ‘정말 맛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스파게티는 너무 싱겁고 밋밋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하기를 몇 분쯤. 이런, 소금을 넣지 않았던 것이다. 소금을 넣고 다시 맛을 보니, 실패한 줄 알았던 나의 첫 스파게티가 어느새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요리로 변해 있었다. 이렇듯, 소금 하나로 맛은 천지차이가 된다. ?


어디 요리뿐일까? 관계에도 소금이 필요하다. 밋밋한 관계에 풍미를 더해주는 소금을 우리는 ‘배려’라고 부른다. 똑같은 상황,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배려가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이들에게 호감을 느낀다. 집에 초대해 다 함께 식사를 하고 난 후, 한사코 사양을 하는데도 설거지를 도와주는 이웃, 감기에 걸린 어느 겨울날, 너무 아파 조금 쉬고 싶은데 전화를 해서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라는 아이 친구의 부모, 양손에 짐을 한 가득 들고 마트의 문을 어깨로 열려고 할 때, 살포시 문을 열어주는 이름 모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는 온기를 느낀다. 온기는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친구가 준비물을 깜빡했을 때, 함께 쓰자고 손 내밀어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질까? 감기에 걸려 아픈 친구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준다면 친구의 마음은 얼마나 든든해질까? 우리 아이가 친구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전해줄 때, 아이도 친구도 서로 따뜻하고 포근한 세상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마음을 채워야, 마음을 줄 수 있다


배려하는 마음은 사실 거창하지 않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우리는 진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을 습관으로 들이는 일에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말 한 마디 해 주는 것에도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말투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보고 배울 수 있을 만큼 우리도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디 그뿐일까? 아이가 친구에게 보여주는 배려의 모습이 건강한 동기에서 나오는지도 살펴야 한다.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타인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베푸는 배려는 아이를 주눅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마음을 채워주는 일이 필요하다. 『5가지 사랑의 언어』의 작가이자 카운슬러인 게리 채프먼(Gary Chapman)은 이런 말을 남겼다. “아이 마음속의 감정탱크를 충분히 채워주어야 타인에게도 친절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아이의 감정탱크에 사랑을 충분히 채워주어야 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이 가득 차서 넘칠 때 비로소 상대방에게 온기를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 주는 일. 비록 그것이 짜증일지라도 “그래, 기분이 좋지 않았구나.”라는 말로 마음을 받아주는 일,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혼을 내더라도 잠이 들 때는 살포시 풀어주며 ‘네가 아니라 너의 행동에 주의를 준거야. 너의 있는 그대로를 많이 사랑해.’라는 진심을 전하며 아이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일, 길을 지나갈 때, 아이의 왼쪽 손을 잡아주며 “넌 어리니까 찻길과 더 많이 떨어져서 걷는 게 좋아.”라는 말로 배려받고 있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느끼도록 해주는 일.


아이는 이런 사소한 경험을 통해 배려를 주고받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자신에게 쌓인 사랑이 넘칠 때,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몸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일이 그렇듯, 배려 또한 우리 부모들의 세심한 마음과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부모의 실천을 보고 배운 아이들은 가슴에서 나오는 따뜻한 배려를 친구에게 전해주게 된다.


아이를 위해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부모는 아이가 만나는 첫 번째 교사라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어른이 부모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우리가 조금만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겠다. 아이를 사랑해주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우리의 노력이 마지막까지 닿을 때, 비로소 아이들은 까르보나라의 소금처럼 관계를 맛깔나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 있을테니 말이다.




초등학교 현직교사의 배려하는 아이를 만드는 꿀팁


 Q.  자꾸 짜증내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배려의 전제조건은 ‘공감’이다. 공감할 수 있어야 타인을 위해 사소한 것이라도 배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는데 아이가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으려면 어른들이 먼저 아이에게 공감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짜증나는 마음, 답답한 마음도 일단은 수용해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장난감이 없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구나.”라는 말처럼 아이가 답답한 이유와 그 마음을 함께 알아준다면 아이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Q.  아이의 인성교육,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부모의 모습을 보고, 많은 부분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배려하는 아이를 만들고자 한다면 어른들 또한 아이 앞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말 한 마디, 누군가 힘들 때 도와주는 손길.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배려를 학습하게 된다.


 Q.  가끔 버릇없는 행동을 할 때마다 걱정이 돼요.
우리는 종종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을 때가 있다.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는다든지, 친구가 다쳤을 때 쓱 보고 지나친다든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저녁 식사시간이나 잠이 들 무렵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좋다. 그 상황을 떠올리며 ‘친구의 마음은 어땠을지’, ‘만약 아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지’를 물어보고 똑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이야기 해나간다면 아이도 한층 성장할 수 있다.





Writer 이진혁

경력 16년차의 교사로,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를 위한 자녀교육서로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이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콘텐츠인 ‘부모 i’ 편집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여러 기관의 강연자로 나서는 등 자녀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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