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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여행

[여행]
로맨틱 여행자의 버킷리스트

세계 기차 여행 Best 5

기차 여행이 좋은 건 세상 풍경을 조금은 길게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광과 통풍을 넘어 계절의 오고 감을 담는 액자 같은 창. 여행의 설렘에 더해 차경(借景)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근사한 음식과 포근한 잠자리, 기착지에서의 달콤한 추억까지 더해지면 기차는 더 이상 이동 수단이 아닌 호텔이자 쉼터, 카페이자 사색의 공간이 된다.

누구나 꿈꾸는 로맨틱 판타지, 세계의 기차 여행을 소개한다.




 Pick 1  알프스 절경을 따라,

융프라우 산악 열차 (스위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요흐를 잇는 총 9.3km의 산악 열차. 벵엔, 그린델발트, 뮤렌 등 그림 같은 마을과 발 아래 아찔한 절경을 품은 전망대이자 융프라우요흐, 아이거, 묀히 3개 봉우리로 둘러싸인 해발 3,500m 이상의 융프라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1896년과 1912년 사이 ‘스위스 철도의 왕’으로 불린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건설한 융프라우 철도는 철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융프라우와 알레치 빙하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융프라우 산악 열차의 하이라이트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융프라우요흐 역이다. 귀가 멍멍하고 순간 어지럼증이 날 만큼 높은, 해발 3,454m의 기차역에 내리면 24km의 알레치 빙하가 360° 파노라마 뷰로 펼쳐지고,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스위스 전통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또 하나, 융프라우 산악 열차가 매력적인 건 다채롭고 흥미로운 액티비티 때문이다. 스위스 철도와 융프라우 철도가 만나는 인터라켄에선 패러글라이딩을, 클라이네 샤이덱에선 절벽 위로 난 구름다리를 걸으며 알프스 3대 북벽인 아이거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융프라우요흐에서는 한여름에도 스키와 스노보드,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Pick 2  로키 산맥의 움장함을 그대로,
로키 마운티니어 (캐나다)


캐나다 서부 도시 벤쿠버에서 레이크루이스, 밴프를 거쳐 중부 도시 캘거리까지 잇는 열차. 평균 시속 55km로 달리다 감상 포인트가 있는 지점에선 시속 20~30km로 느릿느릿 지나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기 좋다. 특히 로키산맥의 울창한 숲과 호수, 만년설이 덮인 거대한 산봉우리를 가로지를 땐 심장이 두근거릴 만큼 황홀하다. 로키 마운티니어의 좌석은 골드 리프와 실버 리프 2종으로 나뉘며 두 등급 모두 기차 탑승과 기차 내에서의 아침·점심 식사가 포함된다. 골드 리프 등급 패키지엔 로키의 최고급 호텔인 샤토 레이크 루이스 등에서의 숙박이 제공되며 돔 형태의 창문을 통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1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선 싱싱한 연어와 최고급 캐나다 소고기,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버 리프에서도 좌석 옆으로 난 커다란 창문으로 로키 산맥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골드 리프와 실버 리프 모두 승무원이 칸마다 탑승, 이동하는 동안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준다.





 Pick 3  개척자의 이름을 딴 대륙 종단 열차,

더 간 (호주)


호주 남부 해안도시 애들레이드와 북부 도시 다윈을 연결하는 호주 대륙 종단 열차. 애들레이드에서 다윈까지는 2,979km로 약 50시간을 달린다. 중간에 노던 주에 있는 ‘아웃백의 도시’ 앨리스스프링스를 거친다. 앨리스스프링스에서 멀지 않은 곳엔 호주 초대 수상인 헨리 에어즈의 이름을 딴 거대한 바위 ‘에어즈 록(원주민은 ‘울루루’라 부른다)’과 돔형의 암석군인 카타 튜타가 있다.
‘더 간’이라는 이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입한 낙타 등에 탄 개척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더 간의 등급은 플래티넘, 골드, 레드, 총 3등급으로 나뉘는데, 모든 등급이 거의 다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다. 플래티넘과 골드 등급의 승객은 독립된 공간에서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호주의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넓은 객실과 개인 화장실, 샤워실도 갖춰 편안히 여행할 수 있다. 레드 등급의 고객은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앨리스스프링스 데저트 파크, 캐서린의 록 아트 크루즈, 아웃백에서의 아침식사 등 무료 투어도 즐길 수 있다.





 Pick 4  동양의 신비로운 초호화 열차,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1993년 9월에 시작한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잇는 동남아시아 럭셔리 열차. 동남아시아의 전통 사원과 나라마다 색다른 마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열차는 총 22개 차량으로, 이 중 14개 차량은 침대 칸이고, 나머지는 다이닝 카와 바(Bar) 카, 전망 카, 살롱 카 등으로 되어 있다. 다이닝 카에선 아시아 또는 유럽식 요리와 와인이 제공되고, 바 카에선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칵테일과 주류, 음료 등이 제공되며 저녁에는 현지 엔터테이너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살롱 카의 부티크에서는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판매하고, 작은 도서관도 있어 조용히 독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의 하이라이트는 전망 카. 열차 뒤편에 있어 음료를 마시며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으로, 콜로니얼 풍 베란다를 연상케 한다. 객실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스테이트 컴파트먼트, 풀만 컴파트먼트, 총 3종류로 나뉘며 객실마다 큼직한 창문이 설치되어 있어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1박 2일부터 6박 7일까지 다양한 여정의 패키지 상품이 있어 일정 선택이 자유롭다.





 Pick 5  잉카제국의 흔적을 찾아서,

벨몬드 안딘 익스플로러 (페루)


과거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에서 출발, 울창한 안데스 평원을 가로 질러 순백의 도시 아레키파까지 잇는 남미 최초의 럭셔리 열차.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발 3,810m의 호수인 레이크 티티카카와 그랜드캐니언보다 두배 이상 깊은 협곡인 콜카캐니언, 그리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레키파 등 페루의 대표 명소를 한번에 둘러볼 수 있다. 벨몬드 안딘 익스프로러에는 소파 겸 침대가 설치된 벙크 베드 캐빈과 싱글 베드 2개에 작은 응접실을 갖춘 트윈 배드 캐빈, 그리고 응접실에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스위트 캐빈 3개 타입이 마련되어 있다. 페루의 특산품인 텍스처가 살아있는 가죽과 알파카 울, 강렬한 포인트 컬러로 완성한 열차 인테리어는 페루의 전통적인 멋스러움에 우아함을 더했다. 안데스 평원의 압도적 풍광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라운지 카로 향할 것.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페루의 국민 칵테일 피스코 사워를 즐길 수 있다. 스파 카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지친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어도 좋다.






최현주 여행 칼럼니스트
2004년 4월, 서울-부산 간 KTX에 몸을 실으며 여행 기자가 됐다. 편집장을 거쳐 현재 여행 전문 매거진 와 제주항공 기내지 의 편집장을 하고 있다. 비행기나 크루즈도 좋아하지만, 맘 속 깊은 곳의 향수는 언제나 기차 여행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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