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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여행

[맛 기행]
요리의 맛에 깊이를 더하는 ‘한 수’

액젓

 



우리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반찬 ‘김치’.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른 김치의 맛, 그 작은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액젓’이다. 김치의 오랜 역사만큼 익숙해진 액젓이건만, 김치 외에는 다른 활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은 액젓 하면 흔히 떠올리는 비린내로 인해 선뜻 다른 요리에 넣기 꺼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 잘 숙성 발효된 액젓은 비린내가 거의 없고, 감칠맛을 배가하여 어떤 요리에 넣어도 깊은 풍미를 즐기기에 좋다.



젓갈과 액젓의 차이


젓갈과 액젓은 소금을 침장원으로 사용해 발효시킨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숙성기간과 텍스처로 구별 된다. 젓갈은 어패류의 육·내장, 생식소 등에 식염을 가하여 짧게는 며칠에서 3개월가량 숙성 발효시켜 원재료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멸치, 참치, 까나리 등 다양한 생선과 새우, 조개 등에 소금을 약 20% 섞어서 절여 얼마 동안 저장하면 특유의 맛과 향을 내게 되는데, 남쪽 지방으로 갈수록 간이 세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액젓은 6~24개월가량 숙성 발효시켜 찌꺼기를 걸러낸 액체 형태의 천연조미료를 말한다. 즉, 젓갈을 더 오래 숙성하여 맑게 걸러낸 것이 액젓이다. 고온에서 발효시키고 다시 저온 숙성을 거쳐 만드는데, 이처럼 제대로 만든 액젓은 불빛에 비추면 반투명한 붉은빛이 돌고 비린내 대신 구수한 향과 단맛이 난다. 또한, 액젓에는 글루타민산을 비롯한 각종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맛은 물론 영양도 풍부하다. 



 


취향 따라 기호 따라 즐기다


식물성 단백질을 숙성한 간장과 달리 천연의 감칠맛과 풍미의 매력을 지닌 동물성 단백질을 발효한 액젓.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까나리액젓과 멸치액젓이다. 까나리액젓은 비교적 비린내가 적고 단맛이 나며 담백한 것이 특징으로, 담백한 맛을 즐기는 경기도나 충청도 지역에서 주로 사용한다. 또한, 미역국, 달걀찜 등 담백한 요리에 간장을 대신해 넣으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큰 어종일수록 액젓의 향이 진해지기 때문에 멸치액젓은 까나리액젓에 비해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강한 맛과 향을 지닌 전라도나 경상도 지역 김치에 주로 사용하며 가열하거나 장아찌 같은 발효음식에 활용도가 높다. 특히, 국을 끓일 때 간을 맞추기 위

해 많은 양념을 넣는 것 대신 멸치액젓을 넣어주면 적은 양으로도 간은 물론, 감칠맛도 더할 수 있다.

더불어 가쓰오의 향긋한 풍미로 감칠맛을 더한 참치액젓 또한 최근 김치와 함께 일상 요리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참치와 멸치를 숙성 발효하고 가쓰오부시를 우려 만든 참치액젓은 감칠맛과 단맛을 품고 있어 한식의 찌개나 조림뿐 아니라 어묵탕 등의 일식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보통의 참치액젓은 훈연취가 있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청정원 참치액의 경우 70도 저온 추출로 훈연취를 없앤 것은 물론, 진하고 깔끔한 맛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이외에도 새우액젓, 가자미액젓, 갈치액젓, 꽁치액젓, 뱅어액젓, 여러 어종을 섞은 합치액젓 등 종류가 다양해 기호대로 골라 활용하면 된다.



 


김치를 넘어 독립적인 조미료로


그동안 액젓은 조미료라는 개념보다는 주로 김치에 국한되어 김치의 맛을 내는 용도로만 사용되어 왔다. 

음식의 맛을 내는 뛰어난 조미료로서 간장의 역할이 컸던 것도 있지만, 우리의 소스가 그만큼 다양화를 이루지 못한 이유도 크다. 지금에야 비로소 액젓이 조미료로 인식이 바뀌며 다양한 활용법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연스러운 감칠맛을 지니고 있어 천연 MSG라고 불리는 액젓을 일상 요리에도 활용해보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부터 떡국 등 국이나 찌개류에 액젓을 살짝 넣으면 비린내는 날아가고 감칠맛만 오롯이 남아 육수를 따로 뽑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깊은 맛을 살려준다. 액젓의 사용이 조금 익숙해지면 조림이나 나물무침, 나아가 파스타나 오리엔탈 소스와 같은 샐러드 드레싱에도 한 방울 넣어보자.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염분은 낮추면서 기대 이상의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천연 감칠맛인 액젓 한 방울이 음식의 풍미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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