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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터뷰]
쓰레기 없는 지구를 위해 껍데기 NO, 알맹이 YES

알맹상점 양래교 대표 인터뷰



지난해 6월 서울 합정동에 문을 연 알맹상점. 양래교, 고금숙, 이주은 세 명의 대표가 공동 창업한 이곳은 말 그대로 불필요한 껍데기를 쏙 빼고 알맹이만 판매하는 곳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양래교 대표가 말하는 알맹이의 미학과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들어보았다.




 


알맹상점은 어떤 곳인가요? 


2018년 초, ‘알맹’이란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망원시장에서 상인들이 사용하는 검은색 비닐봉지 줄이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을 진행하며 카페 한편에서 세제를 리필해서 판매하는 소분숍을 운영했고 그것이 알맹상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쓰레기를 줄이는 작은 마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도입했어요. 그 밖에 무포장 친환경 제품들도 판매하고 플라스틱 프리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어요. 매장 한쪽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에서는 병뚜껑, 테트라팩(음료용 종이용기) 등을 모으고, ‘알맹’ 활동가들과 함께 샴푸바 만들기, 떠서 쓰는 치약 만들기 등을 진행해요. 1층 공유센터에서는 필요 없는 물건을 누구나 무료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1,300개의 물건이 공유됐어요.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 구매 방법을 알려주세요.


우선 장바구니가 필요합니다. 없으면 이곳에서 재사용 종이가방이나 기부받은 장바구니를 무료로 제공해드립니다. 또, 리필제품을 담으려면 용기가 필요한데, 집에 있는 빈 용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 가져와야 해요. 용기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빼준 후 1g부터 원하는 만큼의 제품을 담으면

돼요. 만약 용기가 없다면 기부받은 유리병을 500원에 구입할 수 있고, 플라스틱병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알맹상점을 열기 전에도 다양한 환경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유해 물질에 관심이 많으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환경 감수성이 높았는데, 열심히 분리배출한 쓰레기가 재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제로 웨이스트를 알게 됐어요. 해외 사례 등을 찾아보면서 당시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방법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알맹상점 대표로서 또 환경실천가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런 공간을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감동입니다. 소비자와 운영자가 아니라 이 공간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또 아이들이 ‘엄마는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야’라며 ‘나도 엄마처럼 지구를 지킬래’라고 말할 때, ‘내가 우리 엄마한테 영향을 받고 자란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훨씬 더 환경을 사랑하고 지구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깁니다.



친환경적인 삶이 지구 말고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환경 문제는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요. 나한테 좋은 물건을 쓰면 내 몸이 건강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죠. 지구에 좋은 건 우리한테도 좋아요. 일례로, 플라스틱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소각되면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을 배출하고 그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처음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 재활용에 집중하는데, 그러다 어느 순간 결국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러면 점점 집 안의 물건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미니멀 라이프가 되죠.



 



우리가 요리를 할 때 쓰레기를 줄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요?


요즘 채식에 관심이 높아요. 비건주의는 아니지만, 되도록 탄소 배출 등 환경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인 고기를 먹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채식 위주로 먹으니 한결 소화가 잘 되고 속도 편해요. 최근에는 곤드레 밥과 채식 카레를 즐겨먹고 있어요. 채식 카레를 조리할 때 감자나 애호박을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넣고 있어요. 껍질로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무척 많아서 되도록 껍질째 조리해보심이 어떨까 싶어요. 농약 등이 걱정이라면 유기농이나 친환경 식재료를 구입하고, 일반 식재료의 경우 식물솔이나 소프넛(천연 계면활성제 성분이 풍부한 나무열매) 등을 사용하면 돼요. 그리고 마트나 시장에 갈 때 꼭 장바구니를 이용해 주세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 하신 질문 중 가장 가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하하).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일은 환경운동가나 정부, 기업이 나서야 하는 일이지, 개개인이 실천하기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정부와 기업이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실천이야말로 지구를 변화시키지 않을까요? 이것이 바로 알맹상점의 모토이기도 해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친절하게 거절하기’입니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나눠주는 물티슈 거절하기, 식당에서 사용하는 물티슈 사용하지 않기,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작은 일회용 용기에 담아오는 반찬류를 거절하기 등이 있죠. 일회용품 거절하기, 화장품 샘플 받지 않기 등 하나 둘 실천하다 보면 더 많은 방법이 보일 거예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나라도, 이 정도가 도움이 될까 하는 작은 실천이라도 꼭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그리고 기업들이 우리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지 윤리적인 제품은 생산하는지 등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빈 용기들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담아올 때 쓰는 재사용 용기. 더불어 매장에 비치해두기 위해 집에서 깨끗이 씻어서 가지고 온 또 다른 빈 용기들. 



 

가방 알맹 모임에서 만든 것으로 현수막을 재활용한 제품이다. 안쪽 주머니는 버려진 간판을 활용했다. 



 

칫솔과 밀랍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대나무 칫솔. 대나무라 매립하면 생분해되고 소각하더라도 유해 물질이 훨씬 덜하다. 다회용 천에 밀랍을 먹여 고정과 방수가 되는 밀랍랩은 비닐 대신 사용한다. 



 

손수건 물티슈와 휴지 대신 사용하기 위해 손수건도 여러 장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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