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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여행

[여행]
여긴 겨울이 더 제격이다

경기도 포천

 


비대면이 일상화된 요즘. 몸도 마음도 더 추운 듯한 겨울이다. 따뜻한 장갑에 목도리, 핫팩까지 챙겨서 겨울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경기도 포천은 인고의 숲이 선사하는 고즈넉한 풍경과 아름다운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인 막걸리에 먹성 자극하는 단짠한 갈비까지, 포천은 분명 겨 울이 더 제격이다. 




 



겨울 숲이 선사하는 선물 


숲은 녹음이 우거졌거나 단풍이 화려한 때에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삭풍이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 앞에 앙상한 가지만 덩그러니 남은 겨울철 숲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아니 어쩌면 숲의 참모습을 보려면 겨울이 제철이 아닌가 싶다. 사람도 힘들 때 진면목이 드러나지 않던가. 포천에는 많은 숲이 있다. 그중 한곳이 국립수목원이다. 이곳은 540여 년 동안 광릉숲이라는 이름으로 소중히 지켜져 왔다. 1468년 세조의 능인 ‘광릉’이 자리 잡은 게 그 시작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화마도 숲을 비켜 갔을 정도로 훼손되지 않은 우리나라 최고의 수목원이다. 국립수목원에는 어린나무부터 고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군과 곤충, 조류, 버섯류 등 다채로운 생물군들이 모여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한다. 이런 까닭에 광릉숲은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목원 앞을 지나는 98번 국도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권할만 하다. 가로수가 하늘 높게자라 터널처럼 연결됐다. 포천 소흘읍 방향 축석검문소에서 수목원을 지나 남양주 진접의 왕숙천까지 이어진다.

매표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수목원 탐방이 시작된다. 겨울철에 찾은 숲은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비움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언제나 풍성할 것만 같았던 숲. 그러나 겨울 숲은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자세를 가르쳐준다. 어려움을 피하기보다 자기 자리를 지키며 흔들리지 않는 모습. 그것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랐던 젊은 시인의 초상을 보는 듯하다. 




 

 


옥빛 호수와 푸른 하늘이 조화로운 곳 


깎아지른 절벽과 옥빛으로 빛나는 호수. 이 장엄한 풍광 앞에 서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탄성이 터진다. 포천 아트밸리 천주호 앞이다. 이곳은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화강암을 채석하던 곳이었다. 먼지가 펄펄 날리고 요란한 드릴 소리가 온 산을 울렸었다. 여기서 채석한 화강암은 포천석이라 하여 청와대,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등 굵직굵직한 건물의 외장재로 쓰였다. 문제는 화강암이 고갈되자 불거져 나왔다. 채석이 중단되면서 흉물스러운 모습 그대로 버려진 것이다. 이것을 포천시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활시켰다. 버려지고 상처받은 자연이 문화예술이라는 묘약으로 치유되고 회복된 것이다. 매표소를 지나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옥빛 호수와 푸른 하늘이 조화를 이룬 천주호가 반긴다. 채석 이후 깊은 웅덩이가 생기자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호수다. 물빛이 옥빛인 이유는 물속에 있는 화강토에 빛이 반사되어 만들어낸 것이다. 아찔한 절벽 위에 있는 전망대에서 아래를 조망하고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품들이 기다린다. 해가 저물면 아트밸리는 경관조명을 밝혀 또 한 번 변신한다. 신세계가 따로 없다. 낮과 다른 밤의 풍경까지 알뜰살뜰 챙겨보자. 늦은 밤까지 기다린 보답이 돌아올 것이다.




 

 


막걸리와 갈비의 다른 이름 포천 


술 빚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물’이다. 포천은 지리적으로 산세가 높고 품이 크다. 백두대간을 따라 굽이치는 산들이 포천 땅에 이르러 운악산, 국망봉, 광덕산, 백운산 등 해발 1천m 안팎의 산들로 이어진다. 산이 깊으니 물과 공기가 맑은 게 당연지사. 안주에도 삼합이 있듯 술맛을 결정짓는 조건에도 필수조건이 있으니 물, 공기가 그것이다. 예부터 좋은 물이 있는 곳에 좋은 술을 빚는 양조장이 있었다. 

포천이 막걸리 고장이 된 또 다른 이유는 충분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 1950년대부터 이동막걸리를 필두로 일동막걸리, 내촌막걸리, 포천막걸리 등 포천의 양조장들이 앞다퉈 대규모 군납을 시작했다. 이것이 포천막걸리의 명성을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산사원은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술 갤러리. 운악산 자락에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전통주를 빚고 거를 때 사용하는 각종 양조 도구가 전시돼 있다. 우리 술의 역사를 기록한 고서 등 문헌 자료도 있다. 지하엔 입장료를 내고 술을 시음할 수 있다. 겨울에는 따뜻한 술로 몸을 먼저 녹이고 차가운 술로 이동한다. 실외에는 전통술 숙성공간인 ‘세월랑’, 포석정과 같이 흐르는 물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실 수 있는 ‘유상곡수’, 산사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연회를 치는 ‘우곡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포천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음식이 포천이동갈비이다. 1960년 초반 ‘이동갈비집’과 ‘느타리갈비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동면에 약 20여 개의 이동 갈비집이 성업 중이다. 갈비와 갈비의 나머지 살을 이쑤시개에 꽂아서 연결하는 게 특징이다. 갖은양념을 한 후 하룻밤 재워두었다가 다음날 참나무 숯불에 구워 먹는다. 갈비와 함께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일품이다. 여기에 톡 쏘는 맛의 이동막걸리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포천의 대표 먹거리는 대체로 군장병과 등산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포천이동갈비 외에 순두부와 오리구이가 유명하다. 원조파주골순두부(031-532-6590)는 매일 아침 콩물을 끓여 순두부를 만든다. 재료가 신선한만큼 고소한 맛이 깊다. 오리전문점은 아트밸리 인근에 있는 박가네오리회전구이(031-532-9567)를 추천한다. 꼬치에 오리고기를 꽂아 편하게 구워먹을 수 있어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좋아한다.


 


 



 Travel Info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주중 5천 명, 토요일 3천 명으로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어 다른 수목원에 비해 한적하다.

☎ 031-540-2000


포천아트밸리

포천아트밸리는 매월 첫 번째 화요일은 휴무이며, 실내 이용객은 최대 4인까지 입장 가능하다. 개장시간은 월요일~목요일(09:00~19:00)/금?토?일(09:00~21:00)이다.

☎ 1668-1035


포천 산사원

산사원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미성년자는 무료입장(증빙서류: 의료보험증, 등본 등)이며 운영시간은 09:00~17:30이다.

☎ 031-531-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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