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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레시피와 모디슈머의 맛깔나는 만남

나만의 레시피에서 모두의 ‘맛잘알’ 메뉴로


평소 미식을 즐기는 이른바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의 준말)’들은 제품 뒷면에 적힌 레시피대로 요리하지 않는다. 라면에 카레 가루를 섞고, 브랜드 커피에 취향을 더하며, 새콤달콤한 비빔면에 바삭 고소한 튀김 만두를 얹는다. 식품업계는 이렇게 탄생한 인기 레시피를 반영한 신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 특별한 경험을 좋아하는 M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레시피와 모디슈머의 맛깔나는 만남


제조사가 정한 레시피는 수많은 연구 개발 인력의 노력 끝에 탄생한 ‘식품의 정석’이다. 그렇기에 사 람들은 오랫동안 제품 뒷면의 조리법을 탐독하고 따라했으며, 라면에 ‘파 송송, 계란 탁, 떡 풍덩’ 정도로 커스터마이징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이러한 관습에서 과감히 탈피해 지상파 방송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선보이며 ‘원 하는 대로 먹어도 돼!’라는 가르침을 퍼트린 선구자가 있으니, 바로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다. 이 꼬마는 지난 2013년 MBC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아빠와 아저씨들이 짜파게티 와 너구리를 섞어서 끓인 ‘짜파구리’를 군침 돌게 흡입하며 라면 조리법의 새 역사를 썼다. 모디슈머(Modisumer)는 이렇게 우리나라에 첫발을 내딛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제조업체가 제공한 조리 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윤후가 맛있게 먹은 짜 파구리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한우 채끝살을 올린 짜파구리로 업그레이드되 며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한 식품업체의 매운볶음면은 출시 초기 너무 맵다는 소비자의 볼멘소리를 들었지만, 스트링 치즈, 계란, 참치, 크림소스 등을 자발적으로 추가한 소비자들의 특급 레시피가 널 리 퍼지면서 대표적인 매운 라면으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막사’, 짜장라 면에 치즈와 계란을 더한 ‘짜치계’,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과자를 더해 ‘단짠(단맛+짠맛)’, ‘단단(단맛 +단맛)’ 꿀조합을 만드는 등 새로운 맛 연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디슈머들의 새로운 레시피는 지 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과 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신제품으로 재탄생한 소비자들의 노하우


모디슈머 트렌드가 활성화되며 식품 매출을 좌우하기 시작하자, 식품업계는 아예 모디슈머 레시피 를 적용한 제품들을 꾸준히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상그룹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도 지난 9월 15일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와 협업을 진행, 생활맥주의 인기 메뉴인 비빔면에 호밍스의 ‘바삭만두 고추’와 ‘바삭만두 고기’ 제품을 올린 ‘바삭 비벼볼만두’를 출시했다. 갓 튀긴 바삭한 식감의 만두와 매콤새콤한 비빔면이 아주 잘 어울려 서 MZ세대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청정원 호밍스 바삭만두 고기·고추

고기와 채소의 비율을 최적으로 맞춘 만두소와 특제 시즈닝이 입혀진 만두피로 풍미를 살렸다. 특히 바삭한 식감을 내는 ‘크리스피 부스터’ 소재를 입혀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갓 튀긴 듯 바삭하다. 알싸한 청양고추가 더해진 ‘고추’ 제품은 깔끔하고 매콤한 뒷맛으로 야식이나 안주에 제격이다.





 




특별한 경험 이상으로 중요한 맛과 영양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1980년 출간한 저서 『제3의 물결』에서 ‘프로슈머 (Prosumer)’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모디슈머는 직접 만든 레시피 를 통해 식품업계의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슈머의 한 갈래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한층 참신하고 다채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모디슈머 레시피를 적용한 신제품이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유독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식품업계도 모디슈머 트렌드에 호의적이다. 소비자들의 취향과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함으로써 화제성과 매출 향상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 모디슈머 레시피를 참고해 신제품을 만들면 개발과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즉각 제품에 반영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형성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다.


물론 모디슈머 트렌드에도 맹점은 있다. 마케팅 초점이 MZ세대에게 몰려 있어 유행에 둔감한 세대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대한민국 성인남녀 4,760명을 대상으로 한 모디슈머 마케팅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32.98%만이 모디슈머 마케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신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38.82%에 불과했다. 모디슈머 마케팅이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국 식품의 성패는 맛과 영양이 좌우한다. 이 진리를 잊지 않는다면, 모디슈머 마케팅은 식품업계의 든든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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