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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터뷰]
그림책의 노벨상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최덕규 그림책 작가 INTERVIEW

 




 Q.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나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동료 작가인 아내와 함께 독립출판사 윤에디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을 예상했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늙어가는 아버지를 돌보는 개인적인 경험이 과연 해외에서 공감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부터 들었어요. 하지만 나라와 언어가 달라도 결국 ‘삶’을 관통하는 감정과 시선은 같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먼저 인정해준 데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Q.  그림책 작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림책이 갖고 있는 생명력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시대에 따라 금세 소비되는 것이 아닌,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작품의 소재는 어디에서 주로 얻나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일상이 소재였어요. 아이가 물장구 치는 모습을 보며 <헤엄 치는 집>을 구상하게 됐고, 마트에서 산 병아리를 함께 키우다가 <여름이네 병아리 부화 일기>가 탄생했어요. 하지만 점점 아이가 커가면서 스스로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Q.  ‘아버지’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쑥쑥 자라 부모에게서 멀어져 가는 아이와는 반대로 아버지는 사회에서 멀어지며 몸도 마음도 어려져 아이가 되는 것만 같더군요. 아이를 닮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림책에 담고 싶었습니다.



 Q.  <커다란 손>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커다란 손>은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글이 없지는 않았어요. 끝까지 글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가 ‘제1의 독자’인 아내의 피드백에 결국 내려놓았습니다. 내려놓고 보니 이미 그림이 곧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게 되더군요. 말없이 다가서는 그림책의 가능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Q.  작가님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교육자셨던 아버지는 무척 부지런하고 성실하셨지만 낭만적이거나 감성적인 부분은 없었어요. ‘아버지와 대화’를 하면 ‘교장 선생님 훈화’가 떠올랐습니다. 한마디로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아버지와는 반대로 새롭고 재미있는 삶을 꿈꾸며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Q.  반대로 작가님은 아이에게 어떤 아빠인가요?

어릴 적 아버지를 바라보던 시선 그대로 아이가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게임도 할 줄 모르는 재미없는 아빠일 뿐이지요. 재미있는 아빠는 못 되어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아이와 추억이 담긴 특별한 음식 한 가지를 꼽는다면?

도서전 참가 때문에 아내와 일주일간 해외로 떠날 때였어요. 혼자 있을 아이를 위해 직접 볶음밥을 요리했습니다. 일주일 치를 소분해 두었는데… 돌아와 보니 전혀 먹지 않았더군요. 내심 서운했지요.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했던 건 볶음밥이 아니라 엄마아빠의 사랑이었나 봅니다. 맘껏 인터넷할 생각에 신나 하던 아이가 이후로 집에 혼자 남기 싫어하더라고요. 혹시 아빠가 아니라 ‘정원이의 손맛’이었다면 달랐을까요?(웃음)



 Q.  독자가 <커다란 손>을 보고 어떤 마음을 가졌으면 하나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부모님 또한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지 하며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로서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림책은 엄마가 해주는 ‘건강한 집밥’ 같은 게 아닐까요? 밋밋하고 슴슴한 맛이지만 천천히 여러 번 되씹다 보면 깊은 맛이 우러나올 때가 있습니다. 나의 아이에게, 또 그 아이의 아이에게로.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는 그림책을 그리고 싶고, 독자로서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2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커다란 손> 

<커다란 손>은 아버지의 돌봄으로 무럭무럭 자란 아들이 어른이 되어 늙어가는 아버지를 돌보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린 아이와 늙은 아버지를 돌보는 젊은 남성의 모습이 좌우 페이지에 나란히 펼쳐지며 아버지의 손이 전하는 따뜻한 내용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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