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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문교육]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해님, 달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고개를 건넙니다.

그런데 아뿔싸,

그만 호랑이를 만나고 맙니다.

엄마를 만난 호랑이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라며 엄마를 겁줍니다.



‘해님 달님’으로 배우는 설득의 기술


해와 달이 생긴 유래로 유명한 전래동화에 이런 장면이 있다. 오누이를 혼자 키우는 홀어머니가 건넛마을 부잣집에서 일을 도와주고 떡을 얻어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난다. 그런데 호랑이는 바로 어머니를 잡아먹으려 하지 않고 이렇게 말을 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만일 호랑이가 첫 고개부터 다짜고짜 어머니의 몸뚱이를 잡아먹으려고 했다면 어머니는 살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호랑이에게 저항했을 것이다. 하지만 호랑이는 간교하게도 떡 하나부터 요구했고 어머니는 ‘떡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시작해 점점 더 큰 호랑이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게 되었다.

이 동화에서 호랑이는 절대 어머니를 통째로 잡아먹으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위부터 순차적으로 하나씩 손에 넣는다. 그러니까 한꺼번에 모든 것을 요구하지 않고,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팔 하나, 다리 하나를 요구한다. 즉, 호랑이의 제안은 순차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런 요구를 다 들어주게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왼팔을, 오른팔을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도 말이다. 어머니를 어리석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이와 같이 왼팔, 오른팔이 아니어도 비슷한 일을 당하곤 한다. 바로 호랑이가 사용한 설득의 기법을 통해서. 그 기법이란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이다.




작은 부탁에서 큰 부탁으로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이란 상대방에게서 허락을 얻는 설득의 기술 중 한 가지 방법으로 먼저 상대가 거절하지 않을 법한 작은 요구를 한 후에 이것을 들어주면 보다 더 큰 부탁을 해서 이 역시도 들어주게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이 기법을 연구한 학자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두 심리학자 프리드만과 프레이저이다. 그들의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자원봉사자로 변장한 다음 일반 가정집을 방문해서 ‘안전 운전’이라는 작은 스티커를 자신의 집 앞 입구와 차에 붙여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것은 작은 부탁이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들어주었다. 그런데 2주 후 정원 앞뜰에 ‘안전 운전’이라는 엄청 크고 볼품없는 간판을 설치해달라고 다시 부탁하자 처음부터 바로 큰 부탁을 할 때보다 그 전에 스티커를 붙여줬던 가정에서 더 많이 요청을 들어준 것을 발견했다.




두 가지 설득의 기술


그러면 부탁을 할 때 늘 작은 것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가? 그건 또 아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과 정반대 기법인 ‘면전에서 문 닫기’가 있다. ‘면전에서 문닫기 기법’은 무리한 큰 부탁을 들었을 때 부탁을 하는 사람 앞에서 거절의 의미로 문을 쾅 닫을 거란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면 미안한 마음에 바로 뒤 이은 작은 부탁은 상대적으로 더 잘 들어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 동화에서도 만일 호랑이가 어머니를 처음부터 통째로 잡아먹으려고 했다면 분명 어머니는 완강히 저항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할 수 없다는 듯 ‘그러면 왼팔이라도 주소’라고 했다면 어머니는 역시 좀 더 순순히 자신의 왼팔을 내어주지 않았을까.

이처럼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문간에 발 들여 놓기 기법’이나 ‘면전에서 문 닫기 기법’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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