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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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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속에서는 따듯한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엄마, 어머니의 진한 사랑이 담긴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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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2008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맘마미아>는 나온 지가 꽤 됐는데도 볼 때마다 사랑과 활력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맘마미아>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서사의 중심에는 모녀간의 끈끈한 애정이 있다. 엄마인 도나 역을 메릴 스트립이 맡았고, 딸인 소피 역을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맡았다. 도나는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도나는 미혼모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 혼자 소피를 키웠고 이제 딸의 결혼을 하루 앞두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고 싶었던 소피는 아빠일 가능성이 있는 세 사람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결혼식 초대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은 세 명의 남자가 그리스의 섬으로 들어오면서 섬 전체가 들썩인다.


그런데 엄마인 도나 역시 세 사람 중 누가 소피의 생부인지 모르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황당한 상황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맘마미아>는 소피의 아빠 찾기 프로젝트처럼 보이지만 아빠 후보 세 명은 사실 들러리에 불과하다. 주인공은 엄마와 딸, 즉 도나와 소피다. 도나는 혼전 임신으로 집에서 비난을 받았지만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현재도 풍족하지 못하지만 소피는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덕분에 자신감이 충만하다. 하지만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소피는 아빠 없이 자란 결핍감을 엄마에게 호소한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어 하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착잡하다. 딸에 대한 미안함과 엄마로서의 자존감이 충돌해 심란해진다.


귀에 익은 그룹 아바의 노래가 마치 엄마와 딸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즐거움을 영화 관람 내내 누릴 수 있다. 엄마와 딸은 늘 토닥거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결국엔 화해할 수밖에 없다. 딸은 엄마의 사랑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생부 문제로 엄마와 갈등을 빚던 소피는 결혼 직전, 엄마의 눈을 바라보면서 “엄마가 제 손을 잡고 입장해 주실래요?”라는 말을 건네며 엄마와 화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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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버드


 

2017년에 개봉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영화다. 딸은 탈출과 자유를 꿈꾸고 현실을 아는 엄마는 딸을 자제시키면서 마찰을 빚는다. 딸 크리스틴 역을 시얼샤 로넌이 연기했다. “난 네가 최고의 모습이길 바라”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딸은 “내 최고의 모습이 뭔데?”라고 묻는다. 형편을 생각해서 가까운 대학에 진학하길 원하는 엄마의 뜻을 무시하고 크리스틴은 원하는 대학에 몰래 지원하면서 둘의 갈등은 절정에 달한다. 마음이 상한 엄마는 딸을 공항에 내려주고 뒤도 보지 않은 채 싸늘하게 돌아서지만, 곧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공항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객지에서 생활해 본 크리스틴 역시 그제야 엄마의 품이 얼마나 따듯했는지 깨닫게 된다. 엄마의 사랑은 그 어느 것과도 비할 수 없이 크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자신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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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한 영화, <틸>은 나이지리아 출신 여성감독, 치노늬 추크우의 작품이다. 1955년에 발생했던 흑인 소년 에밋 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겨우 14살에 불과했던 에밋 틸은 상점에서 백인 여성에게 “영화배우 같아요”라는 말을 건넸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권총으로 살해된다.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 메이미 틸은 찢어지는 마음을 다잡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응한다. 물에 불고 썩은 아들의 시체를 언론과 대중 앞에 당당하게 공개함으로써 정의가 세워지기를 호소한다. 이런 엄마의 노력 끝에 미시시피에서는 이례적으로, 흑인을 살해한 백인 두 명이 법정에 서게 된다. 메이미 틸이 단정한 복장과 우아한 장신구를 달고서 법정의 증인석에 앉아,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시체가 자신의 아들임을 또박또박 증언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어머니 역을 맡은 여배우, 다니엘 데드와일러의 연기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후에 메이미 틸은 흑인 인권을 위한 투쟁에 한평생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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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최정렬 감독의 단편영화, <잔소리>는 2008년도 청룡영화제 청정원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어머니의 잔소리라는 매우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감정의 움직임을 끌어낸다. 그 비결은 원씬 원테이크라는 촬영기법과 마지막 1분을 남겨놓고서야 현재 시점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을 보여준다는 설정에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늘 함께 했던 어머니라는 존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우리는 대부분 잊고 산다. 숨 쉬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가 얼마나 내게 소중한 존재였는지, 상실을 맞게 된 후에야 깨닫게 된다. 그런 평범한 주제를 특별하게 서사화한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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