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접시로 요리를 스타일링하다
사람의 첫인상에 옷이 큰 영향을 미치듯 요리의 첫인상에는 접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요리별로 어울리는 접시를 찾는 일은 사람마다 각자 어울리는 옷을 찾듯이 어려우면서도 흥미진진한 일임이 틀림없다.
멋진 옷을 입듯, 요리가 입는 접시의 가치
요리를 접시에 올리는 행위를 뜻하는 ‘플레이팅(Plating)’, 접시 위에 놓인 요리를 더 맛있어 보이게 스타일링하는 직업인 ‘푸드코디네이터’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요리는 눈으로 즐길 때도 맛있어야 한다. 게다가 점차 음식 사진을 남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플레이팅에 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플레이팅은 시각적인 효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플레이팅에 따라 요리의 맛도 좌우된다. 접시의 색과 모양이 요리의 특성을 돋보이게 만들어 더욱 즐겁게 손이 가도록 하기도 하고 접시의 재질과 모양에 따라 열전도율이 달라져 요리에 맞는 온도를 유지하게 돕기도 한다. 요리를 더 아름다우면서도 먹음직스럽게, 먹기 편하게 하는 데 접시의 효과는 이다지도 크고 넓다.
전통을 참고하되, 색다른 변주로 신선하게
요리에 따라 접시의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 특히 접시를 주로 사용하는 서양에서는 접시의 용도에 따라 접시의 이름을 붙였다. 서양식 코스요리에 나오는 접시와 요리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를 이해하기 쉽다.
디너 플레이트(Dinner Plate)는 주요리가 담길 수 있는 큰 접시로, 주식, 고기, 면 요리 등을 담는다. 이때 면 요리를 담기에는 더 납작한 모양으로, 고기 요리를 담기에는 더 깊은 모양이 적당하다. 디너 플레이트보다 훨씬 큰 서빙 플레이트(Serving Plate)는 주요 요리를 서빙하기 위한 큰 플레이트로, 주로 크기가 큰 고기나 생선을 담으며 파티나 뷔페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접시다. 반면 스타터 플레이트(Starter Plate)는 주로 샐러드, 혹은 시작 접시용으로 사용되는데, 크기가 작고, 가벼운 요리를 담기에 적합한 접시다.
만약 고급스러운 플레이팅을 원한다면, 플레이스 플레이트(place plate)를 활용해 보자. 플레이스 플레이트는 언더 플레이트라고도 불리는데, 사람들의 자리를 표시해 두는 접시이자 레이어드할 때 아래에 놓이는 접시이다. 이렇게 두 장 이상의 접시를 레이어드하면 훨씬 우아하고, 호화스러워 보인다.
이러한 접시의 활용을 참고해 한식에 응용해 볼 수 있다. 주요리는 디너 플레이트에, 냉채 등은 스타터 플레이트에, 메인 볶음 요리는 서빙 플레이트에 놓아 보자. 몇 가지 반찬을 같이 놓을 경우에는 나눔 접시를 추가해 식탁의 단정함을 꾀할 수 있다.
다채로운 요리와 접시의 궁합
요리에 따라 접시의 소재도 중요하다. 소재는 보는 맛도 높이지만, 실제로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 도자기 접시는 열전도율이 낮아 요리 온도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 전반적으로 모든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더운 여름, 냉채 요리를 올린다면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이는 투명한 유리 소재의 접시에 담아보자. 한식 요리를 대접하는 식탁이라면, 놋그릇을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트렌디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에는 인더스트리얼 감성의 스테인리스 접시가 어울린다. 나무 접시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기 좋으니, 샌드위치나 식사 빵을 매치하기 좋다.
한편 피해야 하는 요리와 접시의 궁합도 있다. 튀김과 금속 접시는 그중에서도 상극이다. 기름이 금속에 닿으면 산화작용이 일어나고, 산화된 기름은 몸에 해롭다. 따라서 튀김 요리는 나무 채반에 사용해야 한다. 신맛이 나는 요리는 알루미늄 접시와 맞지 않는데, 알루미늄은 산을 만나면 부식되기 때문이다. 신맛이 나는 요리에는 식초나 레몬즙 등이 들어간 요리는 물론이고 토마토 등의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도 포함된다. 짠맛이 강한 요리는 음식 속 염분이 놋그릇을 변색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요리의 색상과 전반적인 식사 공간의 분위기나 콘셉트에 맞춰서 접시를 골라보자. 요리의 다채로움만큼이나 접시의 다채로움이 우리의 식사를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