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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요리

[레시피]

시원하게 즐기는 수프

비시수아즈와 가스파초

한국인은 ‘국물의 민족’이다. 든든함을 채우고 싶을 때는 물론 지치고 힘들 때, 해장이 필요할 때, 그리고 몸에 온기를 채우고 싶을 때 국물 요리를 절로 찾게 되는 DNA를 가지고 있다. 국 없으면 밥 먹기 힘들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 ‘국물 요리’라고 했을 때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는 팔팔 끓여 김이 펄펄 나고 얼큰함과 개운함을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국물 요리’를 차갑게 즐기기도 한다.

여름엔 수프를 끓이겠어요

물론 해외에서도 ‘국물 요리’, 수프를 따뜻하거나 뜨겁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육수에 건더기와 양념을 넣고 푹푹 끓이는 우리네 국물 요리 레시피와 비슷하게, 수프도 대개 뼈, 야채, 고기 등을 우려내 그대로 마시듯 먹거나 건더기를 추가한다. 본격적인 식사 전 입맛을 돋우거나 빵을 찍어 먹기 위해 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수프가 주메뉴일 때도 있다. 정성껏 끓인 수프는 해외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채우는 힐링 메뉴로 통한다.

그런데 몇몇 나라에서는 여름철 특정 수프를 차갑게 즐기기도 한다. 찌는 듯한 더위로 입맛이 떨어졌을 때나 몸이 축 쳐져 간단하게 식사를 차리고 싶을 때를 위해서다. 한 노래에서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라고 했던가? 차가운 수프가 언뜻 생소하겠지만, 그 부드러움과 상큼함을 시원하게 한 번 즐기고 나면 앞으로 여름이 올 때마다 ‘여름엔 수프를 끓이겠어요’라는 노래를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차가움이 매력인 두 가지 수프

프랑스에는 ‘비시수아즈(Vichyssoise)’라는 감자 수프가 있다. 비시(Vichy)는 프랑스 부르보네 지역의 한 도시로, 비시수아즈는 ‘비시 지역의 차가운 크림 수프’라는 뜻이다. 비시 출신 프랑스인 요리사, 루이 디아(Louis Diat)가 뉴욕의 한 고급 호텔에서 근무하던 1917년 처음 고안했다. 그에게 이 요리는 더운 여름날 감자 수프에 찬 우유를 섞어주던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게 했다고 한다.

따뜻하게 먹기도 하는 비시수아즈와 달리,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유래된 ‘가스파초(Gazpacho)’는 원래 차갑게 즐기는 야채 수프다. 12세기경 스페인이 이슬람 문명의 지배를 받을 때 처음 만들어졌는데, 토마토를 메인으로 여러 가지 채소의 상큼함과 마늘 및 식초의 톡톡 튀는 향과 맛이 덥고 건조한 스페인의 여름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다.

TIP

1. 얼음 더하기

가스파초를 서빙할 때 얼음을 추가하면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단, 맛이 희석될 수 있으니 비시수아즈에는 넣지 않도록 한다.

2. 고명으로 풍미 더하기

비시수아즈에는 쪽파를, 가스파초에는 바질을 올리면 풍미를 더할 수 있다.

3. 취향 따라 더 맛있게

비시수아즈에 그릭요거트를 추가하면 더욱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즐길 수 있다. 가스파초에는 할라피뇨를 더해 매콤함을 살려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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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감자 수프 비시수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