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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청정숲 가족캠프 ‘우리는 패밀리’
매년 여름이 오면, 서른 가족들이 강원 횡성군의 숲체원을 찾는다.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싱그러운 숲에서 진행되는 2박 3일의 청정숲 가족캠프가 열리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들이 함께해 더 특별해지는 캠핑 이야기. 숲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가족 이야기에 피톤치드 향이 가득하다.
특별한 가족과 함께하는 청정원의 열두 번째 여름
벌써 열두 번째, 올해도 특별한 가족이 강원 횡성군 ‘숲체원’을 찾았다. 무려 4:1의 경쟁률을 뚫고 숲에 입성한 가족들. 대상(주) 사회공헌팀 박경미 대리는 많은 지원자 중 서른 가족을 선발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동방아동재활원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프인 만큼, 사연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검토한 끝에 150여 명의 신청자 중 서른 가족을 선발했어요. 2박 3일간 자연 속에서 함께 자고 먹고 뛰어놀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가족’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세 번째 참가한다는 황경지 씨는 청정원 주부봉사단이다. “첫 번째 캠프 때는 아들 혁이가 빨리 집에 가자고 떼를 써서 힘들었는데, 다음 해가 되자 먼저 또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번만 가고 그만 가겠다’던 남편도 늘 캠프 때가 되면 ‘올해는 안가냐’고 얘기하고요(웃음).”
두 번의 청정숲 가족캠프는 아들 혁이의 몸과 마음을 성큼 자라게 했다.
“청정숲 가족캠프에서 장애가 있거나 아픈 친구들도 나와 다를 것이 없는 ‘좋은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난해에는 좋은 형을 만나서 즐겁게 놀았는데, 올해는 동생이 새로 생겼어요. 저는 숲체원에 세 번째 오는 거니까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주고 잘 챙겨줄 거예요.”
대다수의 가족이 어머니가 캠프를 신청한 것과는 달리, 아버지가 신청서를 작성해 캠프에 참가한 가족도 있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이삼식 씨는 아들 석호, 딸 수아와 함께 참가했다. 덕분에 동방아동재활원의 인한이까지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행복한 2박 3일을 보내는 중이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청정숲 가족캠프에 참여한 서른 가족과 동방아동재활원에서 생활 중인 서른 명의 장애 아동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청정원의 여름이 시작됐다.
가족과 함께한 여름 숲의 추억
숲에서 보내는 이틀째 아침. 가족들은 어제 직접 만든 티셔츠를 입고 숲으로 향했다.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 아닌 지도. 나름 표정이 진지하다. 이 지도에는 오늘 가족이 찾아가야 할 미션 장소 23곳이 표시되어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장소를 찾아 퀴즈를 풀어야 우승하는 ‘Mission林Possible’. 가족이 함께하는 숲 탐험이 시작됐다.
대상(주) 횡성공장 QA팀에서 근무 중인 이은희 팀장은 마음껏 숲을 누비는 아이들을 보며 ‘여름 휴가를 청정숲 가족캠프로 오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느끼는 중이다. “캠프에 와서 대성이를 만났을 때는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꼭 1등을 하겠다면서 셋이서 어찌나 숲속을 뛰어다니는지, 저와 남편은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다니까요.”
울창한 여름 숲을 누비며 숲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Mission 林Possible’.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한 우승팀은 무려 18곳을 다니며 퀴즈를 맞힌 오창호 씨 가족이다. 가족의 우승을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2박 3일간 새로운 가족이 된 16살 미영이. “아빠는 지도를 보고 길을 잘 찾고요. 은서랑 정원이는 퀴즈를 정말 잘 맞혀요. 엄마랑 저는 열심히 응원을 했어요. 우리 가족이 다 잘했어요.” 미영이의 가족 칭찬은 그후로도 한참이나 계속됐다.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함께하는 기쁨을 배워가는 2018 청정숲 가족캠프 ‘우리는 패밀리’. 참가한 가족들과 동방아동재활원의 아이들 모두 함께 걸었던 여름 숲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Mini Interview
(좌)박미영 어머니 가족, (우)제갈문영 어머니 가족
박미영 어머니 가족
(아버지 정지광, 아들 정현호, 정현서, 캠프 가족 장재혁)
청정숲 가족캠프 공지를 보고 행복한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신청했어요. 이번 캠프를 통해 우리 가족이 된 재혁이는 정말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에요. 친구들도 얼마나 많은지, 저희 숙소는 늘 재혁이 친구들로 북적였답니다. 덕분에 더 많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아들이 “처음에는 어색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우리랑 다를 게 하나도 없는 멋진 형”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우리 가족 모두 한 뼘쯤 자란 것 같습니다. 재혁이에게도 우리 가족과 함께 한 2박 3일이 행복한 추억으로 오래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2박 3일 동안 멋진 가족이 되어준 재혁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갈문영 어머니 가족
(아버지 김상현, 딸 김혜주, 캠프 가족 라성민)
혜주가 세상을 편견 없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었어요. 청정숲 가족캠프에 대해 알게 된 후, 우리 가족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신청을 했고, 감사하게도 초대를 받았습니다. 남편과 딸이 성민이와 잘 지낼까 걱정을 했는데, 2박 3일
을 함께 보내면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남편은 든든한 아들이 생겼다면서 무척이나 좋아했고,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던 딸 혜주는 “언니보다 더 좋은 오빠가 생겼다”면서 성민이를 잘 따랐어요. 무엇보다 성민이가 마음을 열고 우리 가족 안으로 들어와줘서 무척이나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특별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청정원, 정말 감사해요!
Writer 박향아 / Photographer 김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