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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터뷰]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

인강 스타, 임정환 사회탐구 강사



공부를 잘하는 것과 지식을 잘 전달하는 건 다른 문제다. 대한민국 최고의 사회탐구 인강 스타, 임정환 강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잘한다. 하여 온·오프라인으로 펼쳐지는 그의 강의엔 항상 수강생이 넘쳐난다. 강의 중에도 수강생의 웃음이 결코 끊이질 않는다. 사람에 대한 애정, 강의에 대한 열정으로 공부의 본질에 다가가는 임정환 강사를 만났다.



좋은 어른, 좋은 스승이 되고픈 사명


지난 추석, KBS에서 <쌤의 전쟁>이란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인터넷 강의 분야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대한민국 스타 강사 4인을 초대해 강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었다. 치열했던 <쌤의 전쟁>의 최종 우승자는 ‘존 롤스의 자유주의적 정의론’을 강의한 임정환 강사. 그는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마이크가 떨어지는 난관도 겪었지만, 12년간 강단에 서온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대상이 바뀌면 눈높이에 맞춰 전달 방식을 바꿔야 해요. <쌤의 전쟁>에 나갔을 때 어려웠던 점이 대상이 너무 다양하더라는 거죠. 10대 아이돌도, 30~40대 연예인도 있어서 강의 타깃을 누구로 삼아야 할지 많이 고민했어요.”


이름 앞에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 스타, 사회탐구 1타 강사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그는 강의 준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매일 문제를 만들고, 책에서 텍스트를 찾고, 교재를 연구하는 걸 보고 한 동료는 ‘공장장’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이렇게 숱한 준비의 시간이 쌓이고 쌓인 덕분일까. 그는 수강생의 질문에 바로 답을 던져주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소속 학원인 대성 아이맥을 방문한 날은 수능 모의고사 다음날. 게시판과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로 학생들의 질문이 숨쉴 틈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루 평균 600여 개의 질문을 받는데, 그날은 오후 2시였음에도 무려 700개가 넘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강 수강생만 만 단위가 넘고, 현장생도 3,000여 명에 달하기 때문. 질문이 계속될수록 답을 보내는 그의 손도 빨라졌다.





그는 강의 준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매일 문제를 만들고, 책에서 텍스트를 찾고,
교재를 연구하는 걸 보고
한 동료는 ‘공장장’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저 또한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바로 답을 해주는 건 쉽지 않아요. 다만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노력을 기울입니다. 애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요즘 아이들은 ‘좋은 사회, 좋은 어른’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거죠. 어른들 탓이에요. 그렇기에 저 스스로 좋은 어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겠단 목표를 갖게 됐어요. 사회탐구 강사인 제게는 좋은 어른, 좋은 스승의 역할이 사명으로 다가옵니다.”


임정환 강사는 그래서 항상 변화하고 있다. 수강생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그들의 니즈를 반영해 교재를 바꾸고,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게 문제 유형을 수시로 바꾼다. 강의 중간, 졸음이 몰려올 때쯤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도 철저히 준비해둔 것. 마냥 웃기고 재미있는 얘기가 아니라, 그날 강의 주제에 맞는 스토리를 찾아 들려주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오히려 귀에 쏙쏙 박히게 만든다.





스스로 그러할 수 있도록


임정환 강사는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꿨다. 사회 과목이 제일 재미있었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러 온 친구에게 설명해주는 걸 즐겼다. 부모님도 항상 ‘네가 잘하는 걸 하라’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공부 말고는 잘하는 게 없었던 그는 철학적인 것과 사회학적인 것의 담론에 흥미를 느껴 사회교육학과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서울엔 서울대와 성신여대, 이화여대 딱 이 세 곳에만 사회교육학과가 있었다. 남성인 그가 택할 수 있는 곳은 즉, 서울대뿐이었다. 목표가 분명해진 그는 열심히 공부했고, 서울대 사회교육학과에 들어갔다.


한데 대학교 4학년 2학기였던 2006년 8월 집안 형편이 나빠지면서 스스로 일어설 때가 찾아왔고, 무작정 돈을 벌기 위해 결국 학원 강사가 되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빨리 찾았던 그였고, 목표가 분명했기에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 되는 꿈을 접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필드만 다를 뿐 아이들을 가르치는 본질은 똑같다고 생각해 다시 강의에 몰두할 수 있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선 아이의 노력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분위기도 크게 작용해요. 제 부모님은 공부해라, 책 읽어라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백 마디 말보다 집에 책을 가득 들여 놓고, 언제나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그것이 제겐 공부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책을 읽게 만들어 주셨으니까요. 사실 제가 자랄 땐 다른 교육이 필요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고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를 이끄는 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사실 교육에 있어 참고, 기다려주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임정환 강사는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한 걸 넘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알아야 할 걸 깨닫게 해주는 자기 계발의 총체’라고 정의한다. “선생님 이거 외워요” 대신 “선생님,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질 때 가장 뿌듯하다는 그.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사고가 확장되는 순간을 무엇보다 가장 사랑한다고 얘기했다.






적절한 규제, 평가와 함께
단기간에 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잘하는 과목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을 꼽았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학창 시절 공부를 즐겼던 사람은 몇 명 없다. 하지만 점수를 잘 받기 위한 맹목적인 공부는 딱 그때뿐,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임정환 강사는 공부할 땐 ‘동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적 ‘동기’가 꼭 있어야 해요. 동기는 결국 체험에서, 체험은 곧 삶에서 나옵니다. 제 삶의 극단적 동기는 어머니의 수술이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의지했던 어머니가 병원에 있는데, 내 자리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때가 중학생이었으니,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었어요. 동기를 찾으면 노력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 방법을 몰라요. 결국 멘토를 찾아야죠. 학교든, 학원이든, 선배든 좋은 멘토를 찾아 조언을 구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세 번째는 신나서 공부하다 보면 성적이 쭉쭉 올라가요. 한데 어느 지점에서 한계가 오죠. 그럴 땐 좌절해보고, 실패해보고 깨져야 해요. 동기가 확실하면 바닥을 한 번 치더라도 다시 반등하게 되어 있어요.”


실패도 삶의 과정이라 생각하는 임정환 강사는 어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제발 기다려주라는 것, 즉 아이에게 시간을 주라는 것이다. 그는 학원 강사로는 드물게 개념 완성이 끝나면 한 주간 휴식기를 갖는다. 쉬는 걸 불안해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있지만 그가 공부할 때 늘 썼던 방법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강단에 서며 입증한 그만의 공부 비결이기도 하다.


“한 주를 쉬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데, 실상 그렇지 않거든요. 공부할 때도 환기가 필요해요. 개념 정리를 마치면 잠시 쉬면서 공부했던 부분을 곱씹어 보는 거예요. 이 시간이 중요한 게, 이때 비로소 텍스트로만 보였던 지식이 진짜 내 것이 됩니다. 아이에게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자립성’을 줘야 해요. 100m 달리기하듯 진도 나가는 데 급급하면 마지막에 가선 배웠던 걸 다 잊어버려요. 복기로 확실히 개념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공부의 핵심입니다.”


그의 말은 학생보다 부모에게 향해 있다. 공부는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말하면서, ‘1대 다수’로 뛰어난 아이들과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맞지 않다는 이야기. 그럼 아이들이 빨리 지쳐버린다고 걱정한다. 또 공부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꿔 아이가 자기와 ‘1대1’로 경쟁할 수 있게 도와주란 당부도 곁들였다. 이어 적절한 규제, 평가와 함께 단기간에 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잘하는 과목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을 꼽았다.


“대개 부모들은 못하는 과목을 잘하게 하려고 하는데, 어렵고 재미가 없으니까 잘했던 과목도 같이 못하게 되는 경향을 보여요. 잘하는 과목을 잘하게 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올려놓고 다른 과목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단계를 나눠 길을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1타 강사’보단 학원 커뮤니티에서 드러나듯 ‘참 스승’이며, ‘인생 선생’이다. ‘선생님 덕분에 공부가 재미있어졌다’는 댓글을 볼 때 가슴이 벅차오르고, ‘공부에 흥미를 느꼈다’는 말을 들을 땐 전율이 인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도 ‘지나가다 알아볼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제 수업을 들은 학생이 인생에서 중요한 판단을 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의미한 선생님’ 말이죠.”
‘열정 트레이너’란 자신의 슬로건을 걸고 오늘도 수천, 수만 명 학생 앞에서 연예인 뺨치는 입담과 에너지로 소통하는 임정환 강사. 그의 강의를 보고 있자니 오래 전 덮었던 책을 슬며시 펼치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Study Tip 1.
임정환 강사가 알려주는 공부 잘하는 비법


1. 분명한 동기를 가져라!
동기가 없는 학습은 결승점을 모른 채 달리기만 하는 마라토너와 같다. 열심히 하긴 하는데 지치고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2. 나 자신과 1:1로 경쟁하라!
공부는 자기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삶의 총체다. 타인을 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부하는 것으로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3. 개념을 정리하라!
어떤 공부든 기본이 되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쉽다. 개념 정리를 마쳤다면 최소 일주일 간 휴지기를 갖고, 그간 공부한 내용을 곱씹어 내 것으로 체화해야 한다.



 Study Tip 2.
임정환 강사가 실천해 본 집중 잘하는 비법


1. 책 읽는 습관을 가져라.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은 사람은 문장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과 집중력이 높기 때문에 공부할 때도 이러한 습관이 반영된다.


2. 될 때 몰아서 하라.
책상 앞에 그저 앉아 있다고 공부가 되는 건 아니다. 잡념에 사로잡힐 땐 잠시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등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효율적. 대신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 즉 나만의 특별한 루틴을 찾아 공부를 일상화하라.


3.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를 멀리하라.
‘인강’ 수강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공부하는 시간엔 되도록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보면 자꾸 터치하고 싶은 마음이 일기 때문이다.





Writer 이지연

Photographer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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