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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여행

[맛 기행]
패션 스타일만큼이나 각기 다른 개성

세계의 드레싱을 찾아서

‘옷을 입는다’는 뜻의 ‘드레스(dress)’에서 파생된 ‘드레싱(dressing)’. 파릇한 채소 에 색색의 소스가 입혀져 맛있는 요리로 탄생하는 모습이, 마치 옷을 입어 매무새를 가다듬는 것과 비슷한 데서 유래됐다. 그렇다면 사람의 패션 스타일만큼이나 각기 다른 개성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세계의 드레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탈리아 대표 식초 드레싱

발사믹 드레싱



이탈리아어로 ‘향기가 좋다’는 의미의 발사믹(balsamico)은 향은 물론 깊은 맛을 지닌 최고급 포도 식초다. 이 식초를 베이스로 만든 것이 바로 발사믹 드레싱이다. 시큼하기만 한 일반 식초와 달리 걸죽하고 단맛이 난다. ‘발사믹’이란 이름은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 지방에서 나온 포도 품종을 사용해 그 지방의 전통적 기법으로 만든 식초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단맛이 강한 포도즙을 나무통에 넣은 뒤 목질이 다른 통에 여러 번 옮겨 담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향기와 풍미가 깊은 발사믹 식초가 완성된다. 오래 숙성시킬수록 강렬하고 농축된 맛을 내 생선이나 육류 요리에 곁들여도 어울린다. 올리브유에 한 방울 떨어뜨려 빵에 찍어 먹어도 맛이 좋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식전 빵과 함께 발사믹 드레싱이 곁들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발사믹은 깔끔하고 향긋한 맛으로 식감을 자극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드레싱이다.





궁극의 새콤함

프렌치 드레싱



식초를 베이스로 한 드레싱으로 새콤한 맛이 강하다. 프렌치 드레싱은 겨자, 레몬즙, 오일, 식초, 피클 등으로 만드는데 오일과 식초가 분리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사실 하나. 프렌치 드레싱이 프랑스에서 시작한 것은 맞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비네그레트(Vinaigrette)’라고 부른다는 것. 프렌치 드레싱이라는 이름은 1880년대부터 영국과 그 식민지에서 유행하면서 붙여진 이름이고, 20세기 들어 샐러드가 다이어트용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프렌치 드레싱은 우리나라 김치만큼이나 다양한 재료가 쓰인다. 색깔도 흰색, 붉은색 등 다양하고 사용 가능한 원료도 거의 제한이 없다. 하지만 오일을 사용할 때에는 가능한 한 올리브유를 선택할 것. 다른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드레싱 본연의 풍미를 잘 살리기 때문. 기름과 식초의 비율은 3:1 기준으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만들면 되는데,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만드는 것이 신선도 유지에 좋다. 이 프렌치 드레싱을 기본으로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풍미가 있는 다양한 드레싱을 만들 수 있다. 식초 대신 레몬즙을 넣으면 레몬향이 풍부한 드레싱이 된다. 새콤한 식초와 오일이 잘 어우러져 상큼하고 깔끔한 맛을 내기에 채소나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캐나다 ‘천섬’에서 유래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마요네즈에 토마토와 피클,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든 오묘한 선분홍빛의 드레싱으로 고소한 맛, 신맛, 단맛이 어우러졌다. 토마토 케첩과 마요네즈를 같은 양으로 섞어 놓으면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과 비슷한 맛이 된다. 아마 집에서 채소를 먹기 위해 이런 방식으로 드레싱을 만들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영어로 사우전드 아일랜드(Thousand Island)는 ‘1,000개의 섬’이라는 뜻이다. 이를 줄여 ‘천섬’이라고 부른다. 천섬은 캐나다 동부 세인트로렌스강 위에 있는 수많은 섬을 일컫는 지명이다. 이곳에는 실제로 1,800여 개나 되는 섬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탄생한 곳이다. 섬에 살던 한 남자가 아파서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드레싱을 개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천섬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로 대중적인 드레싱이다.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으로 채소 샐러드, 닭고기 요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멕시코가 탄생시킨 시저 샐러드의 단짝

시저 드레싱



시저 샐러드(Caesar Salad)는 잎채소 샐러드의 일종으로, 로메인상추와 크루통이 주 재료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드레싱. 잎채소와 어울리도록 만든 시저 드레싱은 달걀, 올리브유, 레몬즙, 마늘, 우스터 소스, 후추를 사용해 만든다. 1924년 멕시코에서 요리사 시저 카르디니(Caesar Cardini)가 개발한 것이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시저 카르디니가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자신의 식당에서 주방에 남은 채소와 고기로 샐러드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선보인 것이 히트를 한 것. 드레싱과 채소, 남은 고기를 모두 넣고 버무려서 샐러드 접시에 담아 제공한 것이 시저 샐러드의 시초였고, 그 후에 부드럽게 익힌 계란과 로마노 치즈가 더해졌다. 시저 샐러드의 단짝인 시저 드레싱은 앤초비, 마요네즈 등을 넣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끝맛이 인상적이다. 묵직한 바디감의 드레싱인 만큼 샐러드 볼에 버무려 먹기 부담스럽다면 조금씩 덜어 먹어도 좋다.





Writer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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