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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여행

[여행]
옛이야기로 피어난 언덕

부산 이바구길

 산복도로(山腹道路)인 이바구길을 품은 초량동의 밤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이바구’.

1.5km 길이의 이바구길에는 전쟁과 피란민 등 부산 근현대사의 이야기가 언덕을 따라 곳곳에 자라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항을 내려다볼 수 있는 높다란 언덕마을, 초량동에는 과거 피란민들이 몰려와 산비탈에 집을 지어 살았다. ‘까꼬막(오르막길)’ 중에서도 집집마다 핏줄처럼 이어진 지름길을 사람들은 이바구길이라 불렀다. 최근 들어 이바구길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늘었는데, 뉴트로 열풍과 더불어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높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이 개발된 것도 한몫했다.


168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그대로 이름이 된 168계단은 부산항을 잇는 최단 거리 지름길이다. 그만큼 경사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숨을 헐떡이게 된다. 2016년 계단 옆으로 모노레일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나이가 드신 마을주민들도 오가기 힘들어하던 곳이다. 분당 35m로 느릿느릿 올라가는 모노레일은 그만큼 부산항과 마을 경치를 감상할 여유를 준다.



마을 주민과 여행객의 다리가 되어주는 모노레일




근대 건축물에서 즐기는 티타임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역 7번 출구 앞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근대식 건물이 지나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1922년 부산 최초로 지어진 개인종합병원인 백제병원은 당시 단층 건물이 즐비했던 이바구길 초입에서 단연 눈에 띄는 5층 높이의 랜드마크다. 경영 악화로 폐업한 뒤에는 중식당, 일본군 숙소, 예식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현재 ‘브라운 핸즈 백제’ 카페로 바뀌었다.


이바구길 정상에 위치한 카페 ‘초량1941’은 기와지붕을 올린 적산가옥을 개조한 곳이다. 일본인의 옛 별장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목가적인 분위기와 빈티지한 내부 인테리어로 포토 핫스폿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다름 아닌 우유. 커피와 바닐라, 홍차, 녹차 등을 넣은 다양한 우유 메뉴를 시그니처 병에 담아 판매한다.



적산가옥을 개조한 초량1941. 과거 근방에 목장이 있었다고 한다.



부산 최초 근대식 건축물인 백제병원은 현재 브라운 핸즈 카페로 운영 중이다.




이바구길의 삶을 느끼고 싶다면


‘625막걸리’는 배가 출출할 때쯤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가게 되는 곳이다. 노포처럼 편안한 간판과 인테리어가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은 초량동 할머니들의 소일거리를 위해 만들어진 막걸릿집. 부산의 해물파전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덜컥 들지만 깜짝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에 달걀물을 얹은 부산식 해물파전을 맛볼 수 있다. 할머니들이 손주에게 요리해주는 분위기만으로도 막걸리가 술술 넘어간다.


이바구길의 정취에 취해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이바구 캠프’를 추천한다. 산중턱에 자리한 형형색색의 마을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경치가 일품이다. 이바구 캠프는 집 4채를 연결한 독특한 구조인데 각각 멀티센터, 체크인센터, 예술공방, 게스트하우스로 활용된다. 날이 좋을 때는 옥상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모노레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부산의 풍경 



마을 할머니들의 소일거리로 시작된 625 막걸리




(위)주전자에 담아 내오는 막걸리가 분위기를 돋운다.  (아래)달걀물에 부쳐내는 부산의 별미, 해물파전




한눈에 보는 부산 이바구길  


 초량1941
이바구길 끝자락에 있는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 빈티지한 디자인의 우유가 대표 메뉴로 홍차우유, 단풍우유 등 다양한 맛을 구비했다.
▶ 부산 동구 망양로 533-5


 이바구캠프
4개의 집을 이어 이바구길을 찾은 여행객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멀티센터, 체크인센터, 예술공방, 게스트하우스 각 건물마다 알록달록 개성 있게 칠해져 있다.
▶ 부산 동구 망양로 525번길 22


 168계단 & 모노레일
부산항과 초량동을 잇는 168개의 계단길. 2016년 계단 옆에 60m 길이의 모노레일이 설치돼 마을 주민을 비롯 관광객들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부산 동구 영초길 191번길


 625막걸리
초량동 언덕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막걸릿집. 부산의 명물 해물파전과 막걸리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 부산 동구 영초윗길 21


 (구)백제병원
백제병원은 1922년 개원한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이다. 5층 높이로 지어진 벽돌 건물로, 현재는 근사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 부산 동구 중앙대로 209번길 16





Writer 최종인

Illustrator 이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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