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여행
나 홀로 외딴섬 캠핑
여행을 떠나 자연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싶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발목을 잡는 요즘. 사람 간의 거리를 멀리 유지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외딴섬 캠핑은 어떨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특별한 섬 3곳을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요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마음을 달랠 방법이 없을까. 현지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을 주는 영화 속 여행지를 소개한다.
국내 백패커들의 성지
굴업도
굴업도의 개머리언덕은 원시의 자연을 즐기며 트래킹하기 좋은 코스다.
사람이 엎드려 일하는 모습과 닮아 이름 붙여진 굴업도. 서해 바다는 탁할 것이라는 생각을 바꿀 만큼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 배를 타고 5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인데다 한 번에 가는 배편도 없어 입도가 쉽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 이제는 그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백패커들이 찾는 성지가 됐다.
휘어진 형태의 백사장은 큰말해변이라 불린다. 캠핑을 하기 위해 덤불숲을 오르면 언덕길과 마주한다. 원시적이고 이국적인 숲이 눈에 띄는 이곳은 개머리언덕이다. 능선을 따라 섬 서쪽 끝단으로 향하면 백패커들의 캠프사이트(Camp Site)에 도착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수십 개의 텐트가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고. 가끔 개머리언덕에 사는 사슴과 마주칠 수 있으니 너무 놀라지 말자.
하늘이 맑은 날 굴업도에서는 한밤중에 쏟아질 듯한 별을 감상할 수 있다.
모래섬에서 즐기는 휴식
사승봉도
사도라 불릴 정도로 모래가 많은 사승봉도의 백사장
모래가 많아 사도(沙島)라 불리는 사승봉도. TV 예능프로그램 등에 자주 등장하면서 캠핑 장소로 뜨고 있는 곳이다. 섬의 북쪽과 서쪽 해안은 모래 해변, 동쪽은 거칠고 경사가 급한 갯바위 해변으로 이뤄졌다. 깨끗하고 고운 모래로 다져진 백사장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지 않아 야영과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해변 곳곳에 검은색 가루가 눈에 띄는데, 이는 자철석을 함유한 암석이 풍화 침식되어 형성된 것이다. 자석을 가져가면 달라붙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이곳에서는 비단 조개, 바지락 등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북쪽 해안은 풀밭이 형성돼 있는데, 비가 와도 금세 땅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바닥이 푹신하고 축축하지 않아 캠핑하기 좋다. 고즈넉한 섬에서 보는 석양과 밤이 되면 더욱 돋보이는 별이 장관이다.
사승봉도 동쪽에 텐트를 치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출처: ⓒrasa4401)
아름답고 맑고 깨끗한 무인도
소지도
최근 소지도에는 스킨스쿠버, 프리다이빙 등을 즐기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통영 앞바다에 자리한 소지도는 탄산음료 CF의 배경으로 나와 화제가 됐다. 뾰족하게 솟은 갯바위가 입체적이고 역동적이다. 청량감마저 느껴지는 깨끗한 바닷물이 인상적인 소지도에는 주로 감성돔을 잡기 위해 갯바위 낚시꾼들이 방문했는데, 최근 프리다이빙이나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여행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물고기가 많아 낚시하기 좋으며 거북손 같은 해산물을 채취하기 쉽다. 하지만 소지도에는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와 멸종 위기 동물인 매, 희귀 야생 식물인 초종용 등이 살고 있어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금은 운영되지 않지만 섬 한켠에 자리한 하얀 등대도 인상적. 등대를 배경으로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우뚝 솟은 갯바위가 인상적인 소지도의 모습. (사진 출처: ⓒkoko88____)
섬 위치와 가는 방법
굴업도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육지에서 직항으로 갈 수 없고 덕적도에 들러 배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 인천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사승봉도
유인도인 승봉도에서 약 2.2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승봉도에서 낚싯배를 타야 입도가 가능하다.
▶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소지도
비진도에서 남쪽으로 약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통영에서 낚싯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다.
▶ 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리
TIP! 나 홀로 캠핑을 위한 소소한 팁
배낭 수납법
오랫동안 배낭을 매고 걸으려면 현명한 수납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배낭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넣는다. 또 무거운 것을 등 쪽에, 가벼운 것을 배낭 앞에 수납해야 불편함 없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하이킹 옷차림
무조건 가볍고 편한 옷을 고르자. 다만 수분이 빨리 마르는 아웃도어 소재를 추천한다. 면은 땀이나 비에 젖으면 무거워진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을 추천하며, 날씨에 따라 보온이나 방수 재킷을 추가하면 좋다.
캠핑 노하우
섬을 많이 걸어야 하는 무인도 캠핑에는 가벼운 3계절용 텐트를 추천한다. 날씨에 따라 겨울용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무거워서 좋은 선택이 아니다. 보온은 의류나 다른 장비로 대체하는 편이 좋다. 캠핑 장소는 평평하고 볕이 잘 들고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Writer 최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