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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VEGAN TREND



바야흐로 비건의 시대가 도래했다. ‘비건(Vegan)’이란 동물 학대에 반대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고기나 생선, 더 나아가 달걀이나 유제품 등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채식하기 어려운 환경과 사회적 공감대의 부족으로 꽤 오랜 시간 한국에서는 까탈스런 취향을 가진 아웃사이더에 속했다. 하지만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건을 선택하는 이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있다. 식품을 넘어 패션, 화장품 등으로 번져가는 비거니즘은 이제 소비 트렌드를 뒤흔드는 강력한 키워드다.


거세지는 비거니즘 열풍을 이끄는 주체는 단연 밀레니얼 세대다. 자신의 소비 행위를 통해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은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한 상품이 아닌 브랜드가 가진 신념과 가치를 산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기 때문에 SNS를 통해 환경 문제나 건강 문제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거니즘에 동참하고 문제 의식을 확산시킨다. 그러다보니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비건 트렌드는 단순히 식품 선택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뷰티나 패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당장 완벽하게 육식을 거부하지는 못하더라도, 모피나 가죽을 사용한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고 안전성을 빌미로 동물 실험을 자행한 화장품에 대해 불매에 나선다. 동물을 희생시킨 제품이나 문화 전반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동물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도 즐기지 않는다.


소비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단호한 입맛에 맞춰 외식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젊은층이 많이 방문하는 한남동?망원?홍대를 중심으로 비건 레스토랑과 베이커리가 하나 둘 늘면서 최신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레스토랑에는 비건만 방문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오는 채소 요리 사진이 예뻐서 찾는 손님,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콘텐트로써 비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 다이어트나 건강관리 측면에서 가끔 채식을 하겠다는 이들이 찾는 경우도 많다. ‘비건’ 혹은 ‘채식’이라는 말을 내세우지 않아 비건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채소 요리를 즐기기 위해 찾은 이들은 직접 비건 음식을 경험한 후 점차 비거니즘에 동참하기도 한다.


이 시대의 비건이란 개인은 물론 동물과 자연 등 우리 모두를 둘러싸고 있는, ‘살아있는 것’에 대한 존중 의식의 표현이다. 비건 트렌드는 이제 일상의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전국 모든 공립 유치원과 학교에서 주 1회 채식을 의무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채식 기반 급식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전라북도교육청이 ‘채식의 날 시범학교’를 운영했고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시범학교를 선정해 주 1회 채식의 날을 만들었다. 군대에서도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의 선택권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기는 했지만 유럽의 비건 식당을 돌아다니는 ‘비건푸드투어’와 같은 여행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비건 트렌드가 그냥 한 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한다. 건강하고 올바른 라이프 스타일을 갖추고자 하는 새로운 세대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취향과 문화가 존중받는 시대, 앞으로 어떤 비건 상품이 세상과 우리를 더 건강하게 만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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