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음식물, 쓰레기가 되기 전에
우리는 오늘 또 음식을 버린다. 소비할 수 있는 양, 필요한 양 이상으로 생산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나가야 할까.
엄청난 양의 음식물 쓰레기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을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그것은 때로 지친 하루에 위로를 주기도 하고, 상대를 위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하며, 넉넉함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부족하게 먹는 것보단 음식은 남더라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 우리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이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알게 된다. 접시에 올려진 음식이 ‘남은 음식’이 되는 순간, 이는 곧바로 쓰레기로 처리된다. 매년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낭비되는 식량은 약 13억톤. 인간이 소비하기 위해 생산되는 모든 음식의 3분의 1 수준이다. 버려지는 음식의 값어치는 약2,880조 원에 이르며, 이 금액은 지구 어딘가에서 굶주리고 있는 약 815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1년 치식량을 4번씩 주고도 남는 양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환경
우리가 음식물을 버릴 때 낭비되는 것은 그 음식만이 아니다. 낭비되는 것은 농장과 바다에서 식탁으로 먹거리를 가져오는 데 사용되는 모든 환경 자원이다. 사과 하나를 생산하는 데에는 평균 125L의 물이 필요하며,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은 무려 15,400L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영국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은 전체의 40%가 시장에 가기도 전에 폐기되며, 미국에서는 재배되는 농산물의 약 50%가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재배된 바나나의 약 20%는 외관상의 결함으로 수출되지 못한다. 이렇게 낭비될 음식물을 위해 전 세계의 농업용 토지 중 28%가 소모된다. 식량을 생산하고 운송하는 데 화석 연료가 사용되고, 음식물 쓰레기 자체에서는 메탄 가스가 배출된다. 음식물 처리를 위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매년 약 33억 톤에 이른다.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의 국가였다면,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인 셈이다. 그렇기에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쉬운 일이자, 가장 효과적인 일이 된다.
어떻게 줄일까?
① 개인의 과소비 줄이기
개인의 과소비 문제는 우리가 가장 쉽게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을 볼 때 꼭 필요한 것만 추린 뒤 이를 미리 숙지한 뒤에 구매할 것, 뷔페에서 정확히 먹을 양의 반찬만 덜어 먹는 것 등이다. 특히 밑반찬이 많이 나오는 한국 음식의 특성상, 먹지 않는 반찬은 식당에 미리 이야기해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② 못난이 농작물을 소비하는 푸드리퍼브
푸드리퍼브란 ‘생김새가 이상한 농산물’라는 이유로 버려진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또 그 농산물을 활용해 훌륭한 식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푸드리퍼브 운동은 2014년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슈퍼마켓 체인 기업 엥테르마르셰는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문구와 함께 폐기 위기에 처한 못난이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월마트, 크로커 등 대형 유통업체가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파머스페이스’, ‘지구인컴퍼니’ 등의 기업이 활발히 푸드리퍼브 운동을 펼치고 있다.
③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음식을 구매할 때 적혀있는 유통기한도 음식물 쓰레기의 주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소비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유통기한은 생산자나 유통업자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는 의미로, 사실상 소비자가 이를 언제까지 섭취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유통기한으로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소비기한이다. 소비기한이란 규정된 보관조건 하에서 소비해도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자가 언제까지 해당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지 더 직접적으로제시하여 음식물이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것을 막아준다.
냉장고를 정기적으로 정리하면서 남아있는 재료와 유통기한 확인하기
식재료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매 후 바로 손질하기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식재료를 확인하고 필요한 품목을 메모하기
사용하고 남은 식재료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가 볶음밥같은 요리에 활용하기
양파, 파 등은 식재료가 깔끔히 손질된 제품을 구매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식당에서 먹지 않는 밑반찬은 거절하고 필요한 음식만 가져오기
푸드리퍼브 업체의 농사물 구입하기
먹을 만큼만 조리하고 조리한 음식은 모두 섭취하기
유통기한 외에 식재료의 소비기한을 확인, 기록하기
환경부에서 제작한 <줄여야 산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편을 참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