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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문교육]
아이보다 ‘부모 교육’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

거울 뉴런을 아시나요?

우리 아이가 왜 이러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을 때,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육아에 지쳐갈 때,

‘내가 과연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동시에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란 말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곧 부모인 나(我)를 키우게 한다는 의미다. 결국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아이보다 부모 교육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모 교육이 핫 트렌드인 이유 


남녀 차별 없이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유년기를 보낸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생)가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세대로 편입했다. 이들은 정보 습득에 탁월하고 높은 학력을 자랑하며 자녀 양육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동시에 육아에 대한 불안감을 지녔다는 특징이 있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이웃이 한데 어우러져 ‘함께 육아’를 실천하며 어깨너머로 육아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체 단위가 극도로 세분화된 2022년 나노 사회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공동 육아는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육아라는 과목은 이수해본 적 없는 21세기 스마트한 부모들이 택한 방법이 ‘부모 교육’이다. 부모 되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것. 양육서를 열독하고 육아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구독하며, 전문가의 강의도 꼼꼼히 챙긴다. <우아달>과 <금쪽같은 내새끼>의 오은영 박사가 부모들에게 최고의 멘토이자 아이돌 급 셀럽이 된 데에는 이러한 시대 트렌드가 반영되었다.



 

ⓒ 채널 A 금쪽같은 내새끼



따라쟁이 아이를 위한 ‘모범 부모 되기’ 전략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선행 조건. 평소 모범이 되는 부모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청소기를 돌리면 장난감 청소기를 가져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청소하는 흉내를 내고,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 TV를 보면 똑같은 자세로 누워 표정까지 비슷하게 지으며 엄마 아빠를 놀래키는 아이들. 어쩜 이리도 부모 판박이인 걸까.


일찍이 학자들은 따라쟁이 아이의 과학적 근거를 ‘거울 뉴런’에서 찾았다. 아이의 모방 행동은 뇌 발달적 측면에서 거울신경세포(거울 뉴런 : Mirror Neuron)의 성장과 진화로 설명 가능하다. 목표하는 바를 얻고자 할 때, 그리고 누군가를 관찰할 때 거울 뉴런 세포가 활성화된다. 거울신경세포는 특히 만 4세까지 왕성하게 발달한다.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까지 닮는다는 말 또한 아이의 남다른 모방 행동을 설명하는 말이다. 오죽하면 애 앞에서는 물한 모금도 함부로 못 마신다는 옛말이 있겠는가. 거울신경세포 이론을 주장한 신경과 전문의 라마찬드란 박사는 우리 행동과 감정에 공명하는 세포가 아이의 뇌에 기본 값으로 세팅되어 있으며 말하기, 걷기, 사건의 인과 관계 파악하기 등 이 모든 것이 아이의 거울 뉴런을 통해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학습되는 과정에서 아이가 세상사는 법을 배운다 주장했다. 여기서 우린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또 한 차례 깨닫게 된다. 아이는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것. 부모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 행동 패턴을 아이가 이어받을 확률이 크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을 빈 도화지 안에 어떻게 채울지는 상당 부분 부모에게 달린 것이다. 부모 자식 간 애착이론에 대해 말한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컷의 관점도 비슷하다. 어린 아기는 아직은 자신과 타인을 구분짓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애착대상인 엄마의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을 마치 자신의 것으로 인지한다. 즉, 아기는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을 거울 속에 비친 듯한 자신의 감정으로 여긴다. 위니컷의 이론 역시 라마찬드란 박사의 결론과 동일하다. 아기는 부모의 행동뿐 아니라 부모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어떤 일에 대처하는 감정적 방식 등을 꾸준히 흡수한다는 점 말이다.


두 학자의 모방 이론을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따라쟁이 아기가 늘 부모인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며 모범이 되는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부모 교육의 선행조건이란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책을 찾아보고, 육아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부하는 날들이 쌓이면 결국 어제보다 나은 부모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사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한 만큼 우리에게 값진 보상이 따른다. 아이와의 관계는 물론 내 삶의 질도 나아진다. 오늘 하루 좋은 부모가 되었는지, 아이와 즐겁고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는지 스스로 물어보자.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Info 

부모 교육,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 모범이 되는 거울이 되고 싶은데, 막상 무얼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부모를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봤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모 교육’ 방법들을 제안한다.


 정부 및 지자체 프로그램 이용하기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부모 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설치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대표적인 부모학교. 관내 거주 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이런 강좌는 접근이 쉽고 대부분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 해당 기관의 메일링을 신청하면 정기 교육 외에 전문가 특강 등을 알려준다. 요즘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상 강좌도 많이 하고 있다.


 육아서 탐독 

부모 교육 강의를 듣고 싶지만 장소가 너무 멀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망설여진다면 전문가의 부모 교육서를 탐독해보자. 소아청소년과전문의 오은영 박사, 서천석 박사, 아동발달전문가 이임숙 원장은 많은 부모들의 워너비 전문가이자 검증받은 저자이기도 하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에 좋아하는 작가로 등록해 두면 신간이 나올 때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신간 발행과 더불어 열리는 북토크 정보도 공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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