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싱그럽고 우아한 꽃들의 시간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안정되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름다운 꽃. 그래서일까. 최근 많은 이들이 꽃꽂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로 공간을 화사하게 바꾸는 꽃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나만의 꽃꽂이 밑그림 그리기
오늘 도전할 라운드 센터피스는 테이블 중앙에 올려놓고 사방에서 모든 이들이 감상할 수 있는 사방형 꽃꽂이다. 적당한 크기에 가장 기초적인 방사형 꽃꽂이를 배울 수 있어 초보자에게 적당하다. 오늘 수업을 위해 준비한 꽃은 화사한 색감이 돋보이는 양귀비 꽃과 대표적인 봄꽃 중의 하나인 튤립, 그리고 큰 장미 카르페디엠과 미니 장미 아이라이너, 다양한 색감과 종류, 형태를 가진 거베라들, 웨딩 장식이나 부케에 많이 사용하는 유카리 체리 카네이션 등이다. 여기에 보리, 머틀, 루스커스 등 그린 계열의 잎사귀로 싱그러움을 더할 예정이다.
“꽃꽂이를 위해서는 흔히 오아시스라고 부르는 플로랄폼이 있어야 합니다. 스펀지 형태로 물을 무척 많이 머금고 있고, 꽃을 꽂으면 고정이 되기 때문에 다양하고 손쉬운 연출이 가능하죠. 플로랄폼 안에 줄기를 너무 깊게 꽂으면 줄기끼리 교차해 손상을 줄 수 있어 2~3cm 정도 들어가게 꽂는 것이 적당합니다.” 꽃꽂이의 첫 단계는 머틀을 이용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스케치하는 그린 베이스 작업이다. 우선 머틀의 메인 줄기에 연결된 잔가지를 여러 개 자른다. 그중 하나를 거꾸로 집어 플로랄폼 정수리 부분에 수직으로 세워 오늘 디자인할 꽃꽂이의 평균 높이를 가늠한다. 보통 화병 높이의 1~3배 정도로 잡는데, 오늘은 1.5배 정도의 높이로 만들어본다. 여기에 플로랄폼에 들어가는 2~3cm를 추가한다. 높이가 잡히면 줄기를 사선으로 잘라 꽂는다. 이때 플로랄폼에 들어가는 부분의 잔 잎사귀 등을 깨끗하게 다듬어야 한다. 자칫 안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개의 머틀 줄기를 사방으로 꽂아 전체적인 디자인을 스케치한다.
화사한 꽃과 초록 식물의 조화
그린 베이스 작업 후에는 메인 꽃을 꽂는다. 주인공이 되는 카르페디엠 장미, 카네이션, 거베라와 같이 큰 꽃 서너 개를 먼저 배치한다. 그래야 작은 꽃을 배치하기가 쉽다. 선택한 꽃을 스케치한 밑그림 위 어디쯤 배치할지 구상해 본다. 하나의 꽃을 선택해 오늘 디자인의 평균 높이로 배치하고, 나머지는 평균보다 약간 높게 혹은 낮게 놓는다. 묵직한 꽃은 평균보다 낮게, 작거나 가벼운 꽃은 높게 잡는 것이 요령이다. 높이뿐만 아니라 앞뒤 배치도 중요하다. 하나는 앞에 두고 나머지는 뒤에 놓거나 혹은 정삼각형으로 배치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머틀과 마찬가지로 꽂고 싶은 위치에 꽃을 거꾸로 대고 원하는 높이를 가늠한 후 여기에 2~3cm를 더한 높이만큼 자른다. 만약 꽃의 위치나 높이를 수정하기 위해 다시 꽂아야 할 때는 줄기 끝부분을 살짝 자른 후 흔들리지 않도록 다른 구멍에 꽂는다. 줄기 끝을 자르는 이유는 플로랄폼 가루가 묻어 도관이 막히면 꽃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어 튤립, 양귀비와 같은 나머지 큰 꽃들을 꽂는다.
“꽃꽂이를 할 때 줄기 자르는 걸 아깝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짧게 꽂는 꽃이 더 오래갑니다. 짧은 머리카락이 수분과 영양 공급을 더 많이 받는 것과 같은 이치죠. 참고로, 대부분의 줄기는 사선으로 자르지만, 줄기가 무른 튤립과 거베라는 일자로 잘라야 합니다.”
이제 작은 꽃들이 들어갈 단계다. 빈 공간을 찾아서 미니 장미를 배치하고, 플로랄폼이 드러나는 곳이 없도록 그린과 왁스플라워로 사이사이를 빼곡하게 채운다.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꽃이 조화롭게 잘 들어가도록 만들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꽃꽂이는 의외로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아무렇게나 꽂으면 예쁜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늘 꽃꽂이에 도전한 원데이 클래스 참가자는 “꽃을 꽂는 각도와 스케치의 중요성을 배운 좋은 시간이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자율성이 많이 주어져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덕분에 창의성을 살려 나만의 스타일로 센터피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꽃꽂이 원데이 클래스는 시각, 후각, 촉각을 두루 만족시키는 힐링의 시간이다. 단 1초 만에 우리의 기분을 바꿔줄 수 있는 마법, 그것이야말로 꽃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꽃꽂이 Tip
봄에 어울리는 꽃
화사한 꽃이 좋다. 봄에 많이 나오는 프리지어나 튤립, 라넌큘러스, 작약이 대표적인 꽃이다. 여기에 설유화나 조팝 등의 라인감이 예쁜 꽃들을 더하면 좋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꽃꽂이
플로랄폼 꽃꽂이 대신 화병 꽂이를 추천한다. 유카립투스, 머틀 등 전체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린소재를 먼저 꽂는다. 이는 화병꽂이 도중 꽃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다음으로 장미, 카네이션, 튤립 등 큰 꽃들의 위치를 디자인한다. 마지막으로 왁스플라워나 미니장미 등 작은 꽃으로 사이사이를 채워준다.
싱싱하게 오래 보관하려면
받은 꽃은 포장지를 제거한 후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자르고 화병에 담근다. 매일 물을 갈아주면서 줄기 끝을 조금씩 잘라주면 더 오래 감상할 수 있다. 아주 소량의 락스를 사용하면 미생물의 번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정확한 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시중에 판매하는 절화수명연장제를 권장 농도대로 물에 섞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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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피스 꽃꽂이 과정
준비물 플로랄폼, 꽃가위, 앞치마, 원하는 꽃
1. 머틀을 이용한 그린 베이스 작업으로 전체적인 디자인을 스케치한다.
2. 메인 꽃으로 높낮이를 달리해 디자인을 연출한다.
3. 좀 더 작은 꽃들로 사이사이를 채운다.
4. 루스커스 등 그린으로 빈 곳을 채우고, 더 작은 꽃들로 라인감 있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