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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인문교육]
아이에게 꼭 필요한

뇌의 휴식, 멍 때리기

 

‘#캠핑장에서불멍중’, ‘#하늘보며물멍’과 같은 해시태그를 단 SNS 게시물을 익히 봐왔을 것이다. 이 밖에도 숲에서 즐기는 숲멍,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멍하니 감상하는 비멍, 식물 집사가 되어 화초를 가꾸며 누리는 식물멍, 하늘을 넋 놓고 감상하는 하늘멍 등 다양한 ‘멍’들이 존재한다. 



‘멍’이라는 용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지도 10여 년이 흘렀다. 지난 2014년에는 공식적으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뇌에 휴식을 주자는 취지의 행사로, 1회 대회에서는 초등학생 1학년 어린이가 우승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쉼 없이 울리는 스마트폰의 알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뇌는 늘 과부하 상태다. 이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뇌의 휴식을 원했고 여기서 비롯된 것이 바로 ‘멍 때리기’다. 멍 때리는 시간은 어른은 물론 학령기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하다. 

뇌에 충전을 주는 멍 때림의 효과,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멍 때리기 스킬에 대해 정리했다. 



 


뇌를 위한 휴식, 멍 때림 미학 


아이들의 뇌는 하루가 다르게 발달한다. 스펀지처럼 외부 자극을 쭉쭉 흡수하며 끊임없이 뇌의 시냅스를 뻗어나간다. 학습한 만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기에 학령기에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대다수 어른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아이가 생각없이 멍 때리고 있으면 집중력이 부족하고 시간을 허투루 보낸다고 여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뇌의 휴식, 소위 ‘멍 때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뇌를 열심히 가동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뇌의 전원을 내리고 충분한 쉼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아신경학 권위자인 김영훈 교수는 인간의 워킹 메모리는 한계가 있으며 한 번에 일곱 가지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경우, 뇌에 과부하가 걸려 멍한 상태에 이른다고 하였다. 즉, 뇌에 너무 많은 용량의 처리해야 할 과제가 주어지면 뇌가 쉬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멍 때리기는 뇌의 기초 값을 설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은 오히려 우리 뇌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 더욱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뇌가 쉬고 있을 때 내측 측두엽, 내측 전두엽, 후대 상피질 등 일 명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부위가 활발하게 기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DMN은 컴퓨터의 초기 설정값처럼 ‘뇌의 기초값’이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다고 여기는 그 순간에도 사실상 뇌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때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기억해야 할 정보를 정리함으로써 우리를 더욱 창의적이게 만들어준 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뇌의 기초값을 설정하는 것이며 컴퓨터로 치면 과부하가 되지 않도록 잠시 전원을 내리는 것이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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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서 뇌에 휴식 주는 멍 스킬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뇌에 휴식을 줄 수 있을까? 

넘치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조용한 충전을 갖는 방법을 제안한다.



멍 때리기 좋은 자연 찾아 나서기 

불멍, 하늘멍, 숲멍… 모두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멍 때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멍 때리기 위해 자연을 찾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매우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캠핑장의 모닥불을 바라보며 ‘불멍’ 타임 갖기, 장마철 ‘비멍’으로 시간 보내기, 식물원을 찾아 ‘풀멍’, ‘꽃멍’ 누리기 등처럼 자연물을 이용한 멍 때리기는 실제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탁월하다. 숲이 만들어낸 바람소리, 드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누리는 시각적 트임, 계곡의 물소리 등의 자연이 주는 안식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자녀와 함께 ‘비멍’을 누려볼 것을 권한다. 빗소리 ASMR이 따로 있을 정도로 가만히 빗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힐링을 경험한다. 촉촉하게 비 내리는 날, 장화 신고 우비를 입고 밖으로 나가보자. 물웅덩이에 빗물이 톡톡 떨어지는 모습도 보고,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도 들어보며 감성충전의 시간을 가져본다.


 


멍 때림 앱 활용하기

소위 ‘명상용’으로 나온 앱들도 일종의 멍 때림 앱으로 볼 수 있다. 사찰 소리, 장작 타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앱, 캠핑장 모닥불을 재현한 앱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쉽게 멍 때림 속으로 들어가기 힘들다면 앱을 활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한 번 디지털 전원 끄기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절전의 시간을 가져보자. 하루 단 1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 TV 전원을 내려 시각, 청각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보는 것. 가만히 누워있어도 좋고, 무언가 하려고 애쓰지 말고 의식의 흐름대로 따라가 본다. 이렇게 인터넷 전원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가 편안해지며 재충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편안한 숙면 취하기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아이의 뇌가 가장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다. 두뇌의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수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는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뇌를 자극하는 영상 시청은 일절 피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차분히 생각해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이가 어리다면 나지막이 책을 읽어주면 정서적 안정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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