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여행
만두
예로부터 정초에는 복을 배로 가져다준다는 만두를 먹었다. 동그랗게 오므린 모양이 마치 복을 불러오는 복주머니를 닮아 1년 내내 복을 듬뿍 받으라는 의미에서 새해 아침상에 떡을 넣은 만둣국을 올렸다. 고기, 해산물, 두부, 채소, 김치 등 어떤 재료든 감싸 안고 맛을 내는 만두. 취향에 따라 기름에 튀기고, 물에 삶고, 쪄서 먹는 팔색조 같은 만두에 대해 알아본다.
만두, 이름에 얽힌 이야기
만두는 왜 만두일까? 남쪽 오랑캐를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배를 삼켜버릴 기세의 풍랑을 만난 제갈공명. 현지인에게 사람 머리 아흔아홉 개를 물의 신에게 바치는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승전고를 울리며 돌아가는 길에 부하의 목을 바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고민 끝에 제갈량은 밀가루 반죽으로 사람 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고 곧 풍랑이 잠잠해졌다고 한다. 이렇듯 만두는 제갈량이 인두를 대신해 밀가루로 두상의 형태를 만들면서 탄생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기만(欺瞞)하다 할 때 만(瞞)의 음을 딴 만(饅)과 머리 두(頭)를 합한 만두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설이다.
한국 만두 VS 중국 만두
한국 만두와 중국 만두는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발효’이다. 중국의 만두피는 발효과정을 거치지만 한국은 발효과정이 없다.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소를 싸면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의 만두가 만들어진다. 반면, 우리의 만두처럼 발효시키지 않은 반죽으로 소를 싸면 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소’가 다르다. 한국은 얇은 만두피 안에 두부, 김치, 숙주, 버섯, 고기 등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다져 양념한 소를 넣는다. 그러나 중국은 돼지고기 또는 해물에 부추나 당면 등 2~3가지의 소를 잘게 다지지 않고 넣어 재료의 맛과 씹히는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대표 만두
만두라고 다 똑같은 만두가 아니다. 지역마다, 또 특산물과 문화 차이에 따라 만두는 모양과 맛이 다르다. 평양냉면처럼 가루를 내 만든 음식이 발달한 평안도에서는 굴림만두를 해 먹었다. 곡창지대인 황해도는 왕만두가 대표적인데, 예로부터 생활이 윤택해 송편이나 만두도 어른 손바닥만큼 큼직하다. 서울·경기지역의 대표 만두는 규아상이다. 초장에 찍거나 냉육수에 띄워 여름철 간식으로 즐겨 먹던 만두다. 강원도에서 주로 먹어온 막가리만두의 주재료는 감자다. 감자를 거칠게 갈아 찐 다음 감자 전분과 섞어 만두피를 만든 색다른 만두다. 충청도의 고추김치만두는 지고추라고도 부르는 삭힌 고추를 듬뿍 다져 넣어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세계의 만두
만두는 한국과 중국 외에도 일본, 인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와 맛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속에 다진 고기, 삶은 달걀, 올리브 등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 튀긴 스페인의 엠파나다(Empanada), 완두콩, 토마토, 향신료로 양념하여 속 재료를 만들고 ‘세모’ 모양으로 빚어 튀긴 인도의 사모사(Samosa), 이탈리아의 라비올리(Ravioli), 베트남의 춘쥐안(춘권) 등 세계 곳곳에서 즐기고 있는 다양한 만두 메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냉동만두를 간편하게, 맛있게 즐기는 꿀팁
간편한데 찜기에 찐 것처럼 촉촉한 찐만두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깊이가 있는 내열용기에 냉동만두를 넣고 만두가 잠길 정도로 찬물을 넉넉히 부어준다. 3~5분 후 물을 버리고 랩을 씌울 필요 없이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넣어 3분간 쪄주면 깜짝 놀랄 만큼 촉촉한 만두를 맛볼 수 있다. 위는 촉촉, 아래는 바삭하게 굽는 백종원식 만두 조리법도 인기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올린 뒤 밑부분이 노르스름 해질 때쯤 물을 종이컵으로 1/3컵 정도를 넣고 팬 뚜껑을 덮어준다. 물이 졸아들 때까지 익히면 군만두와 찐만두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만두가 완성된다.
만두의 새로운 장르가 된 청정원 호밍스 만두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냉동만두가 필수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의 집만두 3종과 바삭만두 2종은 2022년 7월 기준으로 출시 네 달 만에 100만 봉 판매를 넘어섰을 정도. 호밍스 만두가 사랑받고 있는 비결로는 ‘제대로 된 한 끼’를 만들겠다는 호밍스의 모토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인 크기와 알찬 소이다. 또 고객들이 시판 만두에 느끼고 있는 불만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는 것이 두 번째. 야채의 식감을 살리고, 김치만두의 염도를 줄여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만들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위한 간편식 트렌드를 제시하며 소비자 니즈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호밍스가 냉동만두를 넘어 홈만두의 시대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