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청개구리는 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했을까?
엄마 청개구리 :
아들아~ 노래연습 시간이다~ ♬개굴개굴 개굴개굴 폴짝
개굴개굴 개굴개굴 박수
아기 청개구리 :
노래하기 싫은데!! ♬굴개굴개 굴개굴개 짝폴
굴개굴개 굴개굴개 수박
청개구리 심보
옛날에 엄마 청개구리가 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고 하면 이렇게 하는 아기 청개구리가 있었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엄마 청개구리는 항상 자신의 말과 반대로 하는 아기 청개구리를 생각해서 자신이 세상을 뜨면 산속 말고 냇가에 묻어달라고 일부러 말을 반대로 해둔다. 그리고 엄마 청개구리가 죽자 아기 청개구리는 마지막 유언은 꼭 따르겠다는 마음으로 엄마를 정말로 냇가에 묻고 비가 내리면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하면서 평생을 개굴개굴 울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하라는 것과 반대로 하는 사람들을 ‘청개구리 심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아기 청개구리가 평소에 엄마의 말과 반대로 행동한 이유는 자신의 선택 자유가 제한되었다고 느끼거나 설득의 목적이나 방법이 납득이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심리적 반발심을 느끼면 상대방이 하라는 것과 다른 것을 일부러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보장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낙서하지 말아주세요
비슷한 맥락으로 낙서 금지라 적혀 있는 곳에 오히려 낙서가 더 많고, ‘당기시오’라는 말에도 굳이 문을 ‘밀어’본다. 절대 보면 안 된다고 하면 오히려 더 보고 싶고, 물건이 다 나가서 없다고 하면 왠지 더 간절히 갖고 싶어진다. 이런 심리를 ‘리액턴스 효과’라고 한다. 리액턴스(Reactance)는 원래 전기저항을 일컫는 용어인데 심리적 반발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 실험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느 지하철역 화장실 안에 낙서를 하면 안 된다는 안내판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안내판의 내용은 크게 ‘낙서 엄금!’이라는 강한 명령조와 ‘낙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부드러운 부탁조 2가지였다. 그리고 그 밑에 비교적 권위가 있다고 느껴지는 ‘지하철 역장’과 다소 권위가 없다고 여겨지는 ‘청소원’의 싸인이 각각 들어가 있었다.
그 결과 지하철 역장의 싸인이 들어간 명령조의 ‘낙서 엄금!’ 안내판은 낙서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낙서가 적었던 경우는 청소원의 싸인이 들어간 ‘낙서하지 말아주세요.’ 같은 부탁조의 어조였다. 금지의 내용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리고 금지하는 대상이 권위가 있을수록 오히려 심리적 반발이 생겼던 것이다.
아이의 심리적 반발심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이 심리적 반발심을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가령,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꼬질꼬질 해질 때까지, 계절에 맞지 않을 때까지 매일 입으려고 한다. 이때 다짜고짜 ‘안 돼. 다른 옷 입어.’, ‘넌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하면 이후 대화는 잘 안될 것이다. 그럴 때는 왜 옷을 빨아 입어야 하는 건지, 왜 오늘은 다른 옷을 입고 나가야 하는 건지 충분히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애가 설명한다고 뭘 알겠어?’, ‘그걸 언제 하나하나 다 설명하고 있어야 하나?’ 이런 태도로 아무런 설명 없이 금지만 한다면 결국 아이의 심리적 반발심만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청개구리 이야기를 ‘부모님 계실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협박(?)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동화를 단순히 ‘엄마 말씀을 잘 듣자.’라고만 보는 건 아쉽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살기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선택을 하고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갈 때도 필요하고, 스스로 직접 부딪히며 세상을 배워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